경남 양산의 한 여고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비하하고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는 주장이 담긴 대자보가 나붙어 경남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27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5일과 26일 이 학교에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에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비하하고, 선생이라는 이름의 명분을 이용해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하시는 것을 보아왔고, 들어왔으며, 또 직접 겪어왔다”고 적혀있다.
이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치마로 복도를 닦아봐라, 과제 제출 일자를 어겨 죄송하다고 말하러 갔을 때 신발로 뺨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냐, 대가리를 깨 버리겠다, 병신X, 속옷 끈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행동”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또 “선생님들께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과연 저희가 뺨을 맞고, 성희롱과 모욕적인 언행들을 견뎌야 할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요”라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대자보가 나붙자 당일 철거한 학교 측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대자보 게시를 허락했다. 대자보는 A4용지 크기 3장이 한 묶음으로, 현재 3학년 교실 복도, 체육관, 화장실 등 3곳에 붙어있다.
교육청과 학교측은 26일 전교생과 교사들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착수, 학생을 비하하고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거나 성희롱을 한 교사가 있는지를 파악한 뒤 공개사과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대자보의 내용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에서도 다수의 학생이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성 관련 모욕을 당했다는 내용이 파악돼 경찰에 신고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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