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가 제시한
성장률ㆍ물가 조건 충족 전망
3분기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잠재성장률(2.8~2.9%)을 웃도는 뚜렷한 성장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물가 수준이 한은의 목표수준(2% 내외)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이 총재는 23일 국정감사에서도 “경기 회복세의 견조한 흐름이 확인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를 재차 강조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1.4%로 발표되며 지난 1분기(1.1%)와 2분기(0.6%) 성장률을 더하면 3분기 말까지 누적 성장률은 3.1%를 기록하게 됐다. 4분기 우리 경제가 ‘제로 성장’을 하더라도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3.0%)를 뛰어넘게 된다. 한은의 성장률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물가도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로 상향 조정한 상태여서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1% 상승,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더구나 오는 12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1.00~1.25%에서 1.25~1.50%로 인상되면 현재 1.25%인 우리나라 기준금리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한은은 가급적 12월 전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3분기 성장률은 11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분석한 뒤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치를 3.0%에서 3.2%로 상향 조정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