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8년 만에 다시 선 한국시리즈, 그 사이 팀의 막내 투수에서 '시즌 20승 투수'가 된 양현종(29·KIA)은 달라진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양현종은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완봉승은 역대 10번째 대기록이다. 양현종의 역투에 힘입어 KIA는 1-0으로 승리했다.
1회부터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킨 양현종은 물오른 두산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9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을 기록했고 삼진은 11개를 빼앗았다. 두산 타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KIA가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2009년, 양현종은 시즌 12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하면서 젊은 에이스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 7⅓이닝 평균자책점 6.14로 다소 아쉬웠다. 양현종은 "2009년에는 마냥 어린 나이였다.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는데 이제는 경기를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선배들이나 코치님들께 잘 배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8년 사이 양현종은 리그의 특급 에이스로 우뚝 섰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20승(6패)을 올렸다. 그의 호투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진다. 경기를 마친 후 양현종은 "이렇게까지 집중했던 적이 없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양현종과 일문일답.
-승리소감은.
"야구룰 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것도 처음이고, 집중했던 것도 처음이다. 7회까지만 던지고 싶었는데 (이대진) 코치님께서 계속 가자고 했다. 8회에 점수가 나와 힘이 나서 9회까지 던졌다."
-8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가면서 양팔을 들며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했다.
“두산 팬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리 팀이 내 리액션을 보면서 힘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크게 나와서 '이 정도까지 하면 안 되는데' 생각도 했다. 운 좋게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서 이겼다. 고맙다는 의미로 했다."
-마지막 양의지와 대결은 어땠나.
“의지 형이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이기 때문에 실투만 안 던지지 말자고 생각했다. 직구로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직구가 타이밍이 맞더라. 변화구를 섞으면서 최대한 낮게만 던지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셔 1-0 완봉은 처음이다.
"경기 중에는 그런 생각은 안 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공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실수가 나왔는데도 파울이나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가장 큰 고비는 어디였나.
"7회였던 것 같다. 김재환은 시리즈 내내 좋았다.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던지는 구질이 한계까 있다. 어떻게 힘 이게 던지느냐에 집중했다. 재환이가 워낙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볼을 던지더라도 낮게 던지고 직구를 던지더라도 깊숙하게 던지려고 했다."
-포수 한승택과 호흡은.
"경기 전에 승택이한테 껌을 씹고 나가라고 했다. 나이가 어려도 대단한 즐길 줄 아는 선수다. 여러모로 좋은 포수다. 미래가 밝다. (김)민식이도 후반에 나왔지만 저에게 좋은 이미지나 얘기를 해줘 편하고 자신 있게 포수 믿고 들어갔다."
-오늘 던진 112개 중 최고의 공을 꼽자면.
"7회 김재환을 삼진으로 잡아냈던 공을 꼽고 싶다."
광주=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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