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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국감 보이콧… 너무 나간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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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국감 보이콧… 너무 나간 한국당

입력
2017.10.26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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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 선임에 반발

20대 국회 들어 세 번째

與도 “野 없이 국감 강행” 맞불

정우택(왼쪽 세번째) 원내대표, 홍문표(맨 오른쪽) 사무총장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26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공영방송 보궐이사 임명 관련 회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정우택(왼쪽 세번째) 원내대표, 홍문표(맨 오른쪽) 사무총장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26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공영방송 보궐이사 임명 관련 회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 보이콧’ 카드를 꺼냈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 이사 선임에 ‘방송 장악 수순’이라고 반발하면서다. 여당은 ‘야당 없는 국감’ 강행으로 맞불을 놨다. 그러나 국감 막바지인데다 20대 국회 들어서만 세 번째 보이콧이라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부터 빗발쳤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해 국감 보이콧을 결정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정 원내대표는 원내 지도부와 함께 정부과천청사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국감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당의 불참으로 당장 이날 국감은 줄줄이 반쪽이 됐다. KBS와 EBS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은 한국당 과방위원들이 방통위 항의 방문으로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오전에는 아예 열리지 않다가 오후에도 결국 중지됐다. 법제사법위의 대전고검 등의 국감은 한국당 소속 권성동 위원장 대신 민주당 간사인 금태섭 의원이 사회를 맡아 한국당을 제외한 채 진행됐다. 행안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정무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등의 국감도 한국당 없이 진행했다.

한국당은 국감 보이콧의 원인을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 탓으로 돌렸다. 방통위는 이날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의 보궐이사 2명을 진보 진영 인사로 선임했다. 한국당은 사퇴한 두 명의 이사가 자당이 여당이던 시절 추천한 인사들인 만큼 보궐이사 추천권도 자신들에게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 위원장을 만나 같은 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정권이 유지됐을 때와 달리 정권교체로 여야가 바뀌면 여당 추천 몫은 바뀐 여당에서 하고, 야당 추천 몫은 바뀐 야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렇게 한 전례가 있다”고 반박해 논쟁이 벌어졌다.

야당의 국감 보이콧에 여당은 ‘명분도 실효도 없다’며 백안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일반 상임위와 달리 국감은 이미 여야가 기간을 합의했기 때문에 야당 없이도 진행이 가능하다”며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 국감도 우리가 사회권을 가져와 개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입장에서도 20대 국회 들어 의사일정 보이콧이 벌써 세 번째라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의총에서도 “국감은 야당의 장인데 포기하는 건 명분이 없다”, “사실상 사흘 밖에 안 남았는데 이제와 보이콧은 실효가 떨어진다” 등의 반론이 만만찮게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일단 원내지도부에 일임해 전면 거부로 발표하면서 원내대표의 면을 세워준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보이콧 역시 회군은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의미다.

한국당은 지난해 국감 때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이유로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보이콧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초유의 국감 보이콧이라는 비난에도 강행하다가 당시 이정현 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인한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일주일 만에 스스로 복귀했다. 올해도 지난달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가 안보 위기 등을 명분으로 역시 일주일 만에 회군한 바 있다.

한국당의 무리한 국감 보이콧을 두고 정치권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의 당적 정리 논쟁으로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자 ‘대외 전선’을 만들어 당력을 결집시키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의원의 제명안 처리를 위한 의총 소집 여부로 골머리를 앓던 정 원내대표도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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