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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상징을 잃고 진짜가 된 '토르', 역대급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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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상징을 잃고 진짜가 된 '토르', 역대급 볼거리

입력
2017.10.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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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이었던 긴 머리를 자른 토르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토르가 진짜 천둥의 신이 됐다. 25일 개봉한 '토르'의 최신 시리즈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토르가 지금까지 자신을 상징했던 것들을 모두 잃고 비로소 진짜 '천둥의 신'이 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주요 무대는 지구가 아닌 우주다.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의 통치가 오딘(안소니 홉킨스)이 사망하면서 아스가르드엔 위기가 닥친다. 오딘의 첫 번째 자식이자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와 로키(톰 히들스턴)의 누나인 죽음의 신 헬라(케이트 블란쳇)이 아스가르드를 습격한 것. 아스가르드는 종말 라그나로크의 위기에 처한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메인 빌런인 헬라

토르와 로키는 아스가르드로 향하려는 헬라를 막기 위해 애쓰지만 헬라는 토르의 주 무기인 망치를 간단하게 박살낼 만큼 상상초월 위력의 소유자. 헬라의 공격으로 우주 속에서 표류하던 토르와 로키는 아스가르드의 반대편인 사카아르 행성으로 향하게 되고, 토르는 헬라와 전투할 의지를 상실한 로키 대신 시카아르 행성의 파이터로 일하고 있는 헐크(마크 러팔로)에게 손을 내민다. 토르와 헐크, 그리고 토르를 시카아르 행성까지 인도한 아스가르드 인 발키리(테사 톰슨)가 헬라를 무찌르기 위해 '리벤져스' 팀을 결성, 최후의 전투를 벌이는 내용이 극의 핵심이다.

여느 영웅물과 다르게 '토르: 라그나로크'는 묵직한 스토리 외에 곁가지들로 재미를 준다.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토르가 만드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블랙 코미디들은 관객들을 잠시도 지루하지 않게 한다. 토르와 로키, 또 토르와 헐크가 쉬지 않고 티격태격하는 광경도 웃음을 준다. 헬라와 발키리라는 새로운 캐릭터들은 확고한 개성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몫을 분명히 해낸다.

헐크, 토르, 발키리, 로키(왼쪽부터)

지구가 아닌 우주로 그 영역이 확장된 만큼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스케일의 장면들이 130분 내내 화면을 채운다. '죽음의 신' 헬라의 가공할 만한 파워와 토르와 헐크의 결투 장면 등은 관객들이 마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새롭게 등장한 빌런인 헬라의 서사가 빈약한 점이 아쉽다. 무적 파워로 등장부터 시선을 압도하는 것과 달리 러닝타임이 대부분 시카아르 행성에서 일어나는 코믹한 사건들로 가득차 있어 극 중반부터 헬라의 존재감을 찾기 쉽지 않다. 메인 빌런이 힘을 잃으면서 초반에 비해 후반부에 긴장감이 떨어지고 스토리가 무너진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다만 토르가 진짜 천둥의 신이 돼 가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준 점은 신선했다. 지금까지 토르는 긴 금발 머리에 망치를 든 인물로 묘사됐다. 토르는 헬라에게 대적하는 과정에서 망치를 잃고 긴 머리마저 짧게 자르게 되는데, 이는 상징은 그저 보여지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묵직한 울림을 준다.

토르의 동생 로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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