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근무 병사 6명 괴롭혀
박찬주 대장 갑질 논란 시기에 파악
감찰관 조사, 간부 4명 보직해임
해병대 복지시설에서 관리병을 상대로 온갖 가혹행위를 저지른 현역 해병 부사관이 적발됐다.
해병대는 26일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 인근 복지시설에서 병사 여러 명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해병 A중사에 대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중사는 올해 초 시설관으로 부임해 근무 병사 6명에게 집게, 가위, 야구 방망이 등으로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 수사당국은 A중사가 뚝배기를 집는 집게로 혀를 당기는가 하면, 야구 방망이로 머리와 팔꿈치를 쳤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 또 복지시설의 일부 간부가 200만원가량의 술을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도 포착했다.
특히 해병대사령부 감찰실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전 부대를 대상으로 특별부대진단을 하면서, 문제의 복지시설에서 가혹행위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진상조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찬주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군이 지탄을 받던 때다.
이에 군 수사당국은 감찰 담당관인 B소령을 상대로 가혹행위 보고 누락 경위 등을 추궁하는 한편, 비위사실이 적발될 경우 징계위에 회부할 예정이다. 복지시설 간부 4명은 피해자와의 분리 원칙에 따라 모두 보직 해임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해병대는 24일부터 해병대가 운영 중인 복지시설 5곳을 포함한 전 부대를 상대로 정밀진단을 하고 있다. 다음달 1일에는 해병대 인권자문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해 대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해병대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점과 피해 해병들을 보호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력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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