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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박물관’ 제주 하논 분화구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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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박물관’ 제주 하논 분화구 되살린다

입력
2017.10.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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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ㆍ보존 사업 밑그림 나와

습지보호지역 지정 등 추진

막대한 예산 등 과제 산적

국내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마르형 분화구인 제주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 복원ㆍ보전 사업에 대한 밑그림이 제시됐다. 사진은 제주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 제주도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마르형 분화구인 제주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 복원ㆍ보전 사업에 대한 밑그림이 제시됐다. 사진은 제주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 제주도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마르(maar)형 분화구인 제주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 복원ㆍ보전 사업에 대한 밑그림이 제시됐다. 하논 분화구는 5만 년 동안의 생명정보를 담고 있어 ‘생태계 타임캡슐’로 불리며 복원사업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막대한 예산 문제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에 걸쳐 있는 하논 분화구 화구호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복원ㆍ보전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하논분화구는 응회환 화산체와 분석구(cooria cone)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화산으로, 7만6,000년∼5만 년 전에 형성됐다. 또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이탄(泥炭) 습지인 하논 분화구는 최소 5만 년 동안의 기후와 식생 정보를 담고 있어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며, 앞으로의 기후 변동 예측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논분화구는 동서로 1.8㎞, 남북으로 1.3㎞에 이르는 타원형 화산체다. 화구호 면적은 23.6㏊로, 이 중 16.9㏊(71.6%)인 가 논으로 이용되고 있다. 전체 면적의 90%가 사유지다.

도는 하논분화구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관리하기 위해 1단계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국비 460억원을 투입해 분화구 내 사유지 등을 매입하고 화구 호수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2단계로는 2023년부터 분화구 능선 구역과 분화구 습지 밖 동식물 복원 및 식생 회복 사업을 할 계획이다. 3단계로는 시설구역, 박물관 및 체험관, 연구시설 등을 건립하고, 편의시설도 조성할 예정이다.

도는 내년 6월까지 하논지구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을 시행하고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환경부에 하논분화구 습지보호지역 지정 신청을 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걸림돌도 많다. 우선적으로 사업부지의 90%가 사유지이어서, 이를 매입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토지주들의 반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만만치 않아 본격적인 사업 추진까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도 ‘제주 하논 분화구 복원ㆍ보전’ 발의안이 채택되며 국가 차원의 복원ㆍ보전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이같은 문제로 실제 추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하논 분화구 복원 논의는 지지부진한 채 이어오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지역 대선 공약에 하논 분화구 복원이 포함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도 관계자는 “하논 분화구 복원사업은 습지보호지역 지정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토지주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를 얻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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