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사진=KI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엄청나게 좋지."
25일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이날 3대가 함께 경기장을 찾은 KIA팬 구교선(66)씨 가족은 KIA의 한국시리즈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구씨는 "말도 못하게 좋다"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KIA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축제'가 시작되면서 광주가 들썩이고 있다.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 팀인 KIA는 KBO리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구단이다. 성적까지 오르자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KIA가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자 야구장은 연일 관중들로 붐볐다. KIA는 올해 102만4,830명의 관중이 들어 구단 첫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 열기가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어진다.
8년 만의 정상 도전인 KIA는 2009년 통합 우승 이후 하향세를 그렸다. 그 사이 홈 구장도 바뀌었다. 2013년까지 광주 무등 구장을 사용하다 2014년부터 챔피언스필드로 이사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새 구장에서 열리는 첫 가을야구이자 '명가 부활'의 신호탄이다. 팬들도 신이 났다. 구교선씨는 "8년 전 한국시리즈도 무등 구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봤다. 챔피언스필드 개장 경기도 왔었다"며 "새 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리니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들 구병우(38)씨는 "2009년 한국시리즈 1차전 표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 이렇게 광주에서 다시 한국시리즈를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고은강(45)씨도 가족과 함께 챔피언스필드에서 1차전을 관람했다. 고씨의 둘째 아들 진성(8)군은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린 날 태어났다. KIA의 10번째 우승이 확정되던 날이었다. 고 씨는 "해태 시절부터 KIA의 팬이다. 8년 전 병원에서도 KIA 경기를 보고 있었다"면서 웃은 뒤 "광주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게 우리 가족에게는 더 특별하게 느껴져서 꼭 야구장에 직접 가서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팬들의 열기가 달아오른 만큼 티켓 구하기도 전쟁이었다. KIA의 홈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2,6,7차전의 티켓은 지난 22일 예매 오픈 4분 만에 매진됐다. 1차전은 취소표도 나오지 않고 1만9,600장의 표가 모두 팔렸다.. KIA 관계자들도 지인들의 티켓 청탁에 진땀을 뺐다. KIA 관계자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전 직원들이 하루에 10통 이상씩 표 부탁을 받았다. 하지만 구단에 할당된 분량도 얼마 없기 때문에 가족도 모시지 못한 직원들이 더 많다"고 언급했다.
가을야구에 구단의 점퍼도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KIA 관계자는 "올해 초 출시된 점퍼의 재고가 바닥났다. 없어서 못 팔 상황이다"며 "가을이 다가오면서 점퍼의 판매량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기다리던 한국시리즈 1차전의 시작과 함께 야구장을 가득 메운 KIA 팬들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띤 응원을 보내면서 축제를 만끽했다. 두산 팬들도 보였지만, 원정 더그아웃인 1루까지 KIA팬들이 꽉 들어찼다. 이날 시구자로 문재인(64)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축제 분위기를 더욱 살렸다. 문 대통령은 국가대표팀의 파란색 점퍼를 입고 나와 시구를 하며 한국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문 대통령과 KIA의 구단 점퍼를 입은 김정숙(63) 여사는 스카이박스에서 1차전을 관전했다. 이날 경기는 KIA의 3-5 패배로 끝났지만 경기 후에도 야구장 밖에서 팬들은 KIA의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국시리즈 무대가 잠실로 옮겨가도 광주의 '축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3~5차전이 열리는 28~30일 광주시청 문화광장에서 거리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이번 응원전에 매일 3,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스포비즈 빅콘] ’불 난 집에 부채질’한 FIFA 랭킹, 94%가 등 돌린 韓축구
‘420억 가치’ 페더러는 어떻게 호날두-르브론을 제쳤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