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 상습적인 인격모독
“성경에 때리며 가르치라 했다”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 강요도
국내 1세대 패션모델 출신의 유명 패션 브랜드 대표 A(69)씨가 디자이너들에게 폭언과 폭행, 부당해고 등 이른바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26일 나왔다. 심지어 2012년 대선에서는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요하면서 투표용지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A씨가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 폭행으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와 모멸감, 치욕을 줬다”고 밝혔다. A씨와 일했던 디자이너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와 박모 실장은 평소 ‘기형아냐’ ‘이 XX새끼’ 등의 욕설과 함께 인격모독을 일삼았다. 또 ‘센스 있게 일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어깨를 밀치거나 정강이를 발로 걷어차는 폭행도 가했다. 참다 못한 직원이 ‘손찌검을 계속 하면 더 이상 일 못한다’고 항의하자 A씨는 “성경에서는 때리며 가르치라고 나와 있다”면서 성경 구절을 암송했다고 한다.
아울러 A씨가 직원들에게 정치성향과 종교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18대 대선 당시 회사를 돌아다니며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지시하고, 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찍어 보여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 매주 사내에서 열리는 기독교 예배 참석을 강제해 이를 위해 출근시간 전인 오전 8시 30분까지 나오도록 했다. 이 밖에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연차휴가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했다는 진정도 고용노동부에 제출된 상태다.
A씨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A씨의 회사 관계자는 “스스로 그만둔 직원들이 부당해고라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욕설과 폭행 등 비인격적인 대우나 임금체불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고용부에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으며 사실을 입증할 서류 등을 모두 제출한 상태다. 수개월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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