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양승조 의원 출마 굳혀
민주당 내 뜨거운 경쟁 예고
안 지사 3선 불출마 선언하면
후보군 움직임 본격화 할 듯
4선의 양승조(천안병)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출마 의지를 드러내면서 민주당내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25일 양승조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와 중앙 무대 진출을 전제로 충남지사 출마 결심을 거의 굳혔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민선 이후 천안 출신 도지사가 한 번도 배출된 적이 없다”며 “도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도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 조만간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겠지만 공식적인 선언은 안 지사의 3선 불출마 선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에서 내리 4선을 지낸 양 의원이 공식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지방선거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민주당내 경선의 판이 대폭 커졌다. 현재 충남지사 선거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청와대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과 박수현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인데 양 의원까지 가세하면 당내 경선은 ‘역대급’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이후 안 지사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관측이 일찌감치 번지면서 차기 도지사 출마 예상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진 상황이다.
연초부터 민주당내 후보군들은 경선을 대비해 세 불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양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충남지사 선거전의 예열 온도가 높아진 셈이다.
충남 출신 청와대 2인방으로 꼽히는 나 비서관과 박 대변인의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나 비서관은 지난 7일 서산을 방문해 등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 나 비서관이 도지사 출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행보가 도지사 출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 5일 청양지역 당원들과 칠갑산에 올랐다. 이날 등산에는 청양군수 출마 예상자인 김돈곤 전 충남도 자치행정국장 등 지역 정치인 30여 명이 참가했다. 청양은 박 대변인의 19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와 생활권이 겹쳐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산행에 참석한 한 당직자는 “박 대변인은 도지사 출마 의지를 이미 여러 차례 밝힌 상황”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잘해보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산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선의 복기왕 아산시장은 일찌감치 시장 3선 도전을 접고 도지사 출마채비에 나섰다.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전을 부치는 사진을 올리고 “유례 없이 긴 명절 잘 지내고 계시죠? 행복한 마음 가득 안고, 연휴 지나 빛나는 얼굴로 만나요”라며 명절 인사를 했다. 그는 이어 소방서와 경찰서, 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등을 찾아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복 시장 측은 최근 권리당원 모집에서 아산지역 당원 수가 급증하자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한편 양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생기는 천안병 보궐선거에 안 지사가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 지사의 중앙정치무대 진출과 관련, 그 동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옛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 충남 천안갑 등이 출마 대상지로 거론되어 왔다. 여기에 천안병이 추가되면 안 지사의 선택폭이 넓어진다. 특히 천안병은 여권이 우세한 지역으로 안 지사 입장에서는 가장 부담이 적은 지역구이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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