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깜짝 시구를 했다. 대통령의 시구는 전두환-김영삼-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5번째, 횟수로는 7번째(김영삼 3회)다. 광주에서 시구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야구와 인연이 각별하다. 야구 명문 경남고 출신이며, 경희대 법대 재학 시절에는 학년 대항 야구 경기에서 주장을 맡아 팀 우승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인 지난 4월 유세 때는 해태와 롯데의 레전드 스타 김성한, 박정태 등의 지원 사격을 받기도 했다.
광주 유세 당시엔 해태 감독을 지낸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김성한 전 KIA 감독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해태 유니폼과 야구 방망이를 선물 받았다. 부산 유세 때는 롯데 명 내야수 출신 박정태로부터 유니폼을 선물 받고 롯데 특유의 응원 문화인 ‘주황색 비닐봉투'까지 직접 머리에 뒤집어쓰고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88년 고(故) 최동원 선수가 프로야구선수협의회 결성을 추진할 때 자문변호사로 활동을 도운 인연도 있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이 시구한 이날 경기의 주심을 맡은 최수원 심판위원은 고 최동원 선수의 친동생이다. 최수원 주심도 경남고를 나왔다.
문 대통령을 맞이한 구본능 KBO 총재 역시 경남고를 졸업했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마운드에 오른 문 대통령에게 구 총재가 ‘최 주심이 고 최동원의 동생이고 경남고를 나왔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 그래요’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당초 이날 시구자로 발표됐다가 문 대통령에게 마운드를 넘긴 김응용 협회장은 부산상고 출신이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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