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동부에서 팀 명을 바꾼 DB는 올 시즌 꼴찌 후보로 분류됐다. 간판 가드 허웅(24)이 상무에 입대했고, 윤호영(33)은 아킬레스건 수술로 빨라야 시즌 막판에나 돌아올 수 있다. 또 은퇴를 앞둔 김주성(38)의 체력도 걱정이었다. DB가 자랑했던 막강 높이의 ‘동부산성’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됐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상범(49) DB 감독은 비시즌 때 “너네 팀 선수는 다 채웠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 대폭적인 팀 개편이 불가피했던 이 감독은 “선수를 키워낼 수밖에 없다”며 “냉정하게 우리 팀 선수들은 다른 팀에서 기회를 보장 받기 힘드니까 더욱 절실함을 갖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어느 누구에게 주목 받지 못했던 DB가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 전주 KCC를 꺾고 파란을 일으키더니 어느새 5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DB는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부산 KT와 원정 경기에서 79-77로 이겼다.
베테랑 김주성이 결정적인 순간 결승 득점을 올리며 빛났다. 77-77로 맞선 DB는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두경민의 2점 슛이 불발 됐으나 높게 떠오른 공을 김주성이 공중에서 손으로 툭 밀어 팁인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고, 팀 동료들은 김주성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DB는 디온테 버튼이 18점을 넣었고, 로드 벤슨은 15점에 1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결승 득점의 주인공 김주성은 자신의 13점을 모두 후반에 집중시켰다. 지난 시즌까지 DB에서 뛴 kt의 맥키네스는 27점 10리바운드로 분투했으나 팀이 개막 후 4연패에 빠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잠실에서는 서울 삼성이 인천 전자랜드를 88-74로 꺾고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3쿼터가 끝났을 때 두 팀의 점수는 74-53, 21점 차가 났을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됐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4점 12리바운드로 최근 39경기 연속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가며 KBL 기록을 새롭게 써내려 가고 있다. 차바위가 21점으로 분전한 전자랜드는 1승4패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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