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근무 때 TF활동… 검찰, 소환키로
같은 TF 활동 김진홍 전 단장 영장 청구
검찰 고위 간부가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에서 댓글 공작을 은폐하는 태스크포스(TF)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검찰이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25일 국정원 등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최근 장호중(50ㆍ사법연수원 21기) 부산지검장이 국정원에서 근무할 때 검찰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 활동을 한 ‘현안 TF’에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TF에는 서천호 당시 2차장과 7ㆍ8 국장,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장 지검장 등이 포함됐다. 장 지검장 이외에 국정원에 파견돼 법률보좌관을 맡은 검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은 압수수색을 앞두고 TF를 꾸려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검찰에 위조된 서류를 넘기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법무부에서 감찰담당관이었던 장 지검장은 2013년 4월 사표를 내고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근무하다 검찰로 복귀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감찰실장은 내부 감찰과 징계, 공직기강 확립 등을 총괄하는 등 국정원 핵심 요직 중 하나다.
해당 명단을 확보한 검찰은 남 전 원장과 서 전 차장 등을 출국금지하고, 당시 TF에 가담한 관계자들을 불러 구체적 논의내용과 은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장 지검장도 소환해 TF 활동에 개입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장 지검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국정원법상 국정원 근무 당시 활동한 내용에 대해 비밀을 엄수해야 하니 답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민간인ㆍ공무원 불법사찰 등과 관련해 최근 출국금지돼 전ㆍ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이 잇달아 수사선상에 오른 셈이 됐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장이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 등을 사찰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비선보고 하는데 관여하거나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국정원 수사 방해와 관련해 전날 소환 조사한 김 전 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해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작성ㆍ이행, 야권 인사 사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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