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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지켰다” 문 대통령 한국시리즈 깜짝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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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지켰다” 문 대통령 한국시리즈 깜짝시구

입력
2017.10.25 18:5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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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투표캠페인 1위팀 시구 약속

캠페인 1위한 기아 경기 시구자로

극도보안에 靑인사들도 일정 몰라

대선 지지해 준 호남에 감사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기아(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기아(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기아(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기아(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기아(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즈 간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 챔피언스파크에선 경기 시작 전 관중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연고 구단 기아 선수들이나 원정 구단 두산 선수들이 등장해서가 아니었다.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시구자로서 깜짝 등장한 탓이었다. 야구광으로 유명한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시구 약속을 했던 터라 이날 깜짝 등판은 공약 이행 행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시리즈 1차전에 파란색의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를 입고 마운드에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힘껏 공을 뿌렸지만 다소 긴장한 탓인지 홈플레이트까지 미치지 못했다. 타석에는 두산 류지혁 선수가 들어서 있었고 포수는 기아 김민식 선수였다. 시구를 마친 문 대통령은 관중을 향해 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의 한국시리즈 시구는 어느 정도 예상된 행보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17 투표참여리그’라는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면서 투표 인증 1위를 차지한 팀의 시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투표 인증샷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을 선택하는 이벤트로, 당시 기아가 1위를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기아가 올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면서 일부 지지층과 광주 시민 사이에선 문 대통령이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나설지 여부가 관심 대상이었다.

더구나 문 대통령의 야구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야구 명문인 부산 경남중ㆍ고 출신인 문 대통령은 2012년 한 야구 관련 사이트에 “’동네야구 4번 타자’ 문재인 인사 드립니다”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또 경희대 재학 시절 교내 학년 대항 야구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인 1988년 고(故)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 선수가 중심이었던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구성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맡았다.

그러나 역시 보안이 문제였다. 대통령 시구 사실이 알려지면 상당한 혼잡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 측은 일부 언론의 취재에도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등 극도로 보안을 유지했다. 청와대 주요 관계자들도 이날 오후까지 시구 일정을 모를 정도였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시구 행사를 예측하는 글이 쏟아졌고, 경기장 주변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문 대통령이 시구자로 나설 것이란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철저한 보안 속에 시구 25분 전 경기장에 도착해 지하 1층에서 15분간 김정수 기아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시구 연습을 했다. 이 자리엔 김응용ㆍ김성한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들도 트레이너로 참석했다. 두 전 감독은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물론 문 대통령의 시구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은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시구자로 나선 역대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 출신이어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4년과 95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등장했고, 95년 개막전에서도 시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 시구자로 등장했다. 한국시리즈 시구는 아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개막전 시구를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올스타전에서 시구를 했다.

대통령의 시구는 정치적 행보로도 해석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낸 호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프로야구 시구 행사를 꾸준히 해왔다”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광주를 방문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벌였던 ‘2017 투표 참여 리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벌였던 ‘2017 투표 참여 리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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