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자택 인근서 목 매 숨져
계부, 성폭행 혐의 경찰 조사 받아
“누명 벗겨 달라” 유서 남겨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아내를 성폭행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의붓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영월경찰서는 25일 오후 1시 27분쯤 영월군 상동읍 주거지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A(59)씨가 목을 매 숨졌다고 밝혔다. A씨의 상의 주머니에선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 형사분들께 부탁 드리는데 누명을 벗겨 달라. 형님께 미안하다”는 유서가 발견됐다.
A씨는 이영학의 아내 최모(32)씨를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영월경찰서는 A씨를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A씨는 “총기 위협 등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해 14일 강원지방경찰청으로 장소를 옮겨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A씨의 혐의는 지난달 1일 이영학과 아내가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A씨로부터 2009년 3월 초부터 지난 9월 초까지 8년간 수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제출한 고소장에는 ‘A씨가 엽총으로 위협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최씨는 추가 피해를 신고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6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시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최씨가 숨지자 경찰은 같은 달 8일 A씨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A씨가 소지한 엽총 등 총기 5정을 압수했다. 이 가운데 2정은 불법 총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건의 당사자 2명이 모두 사망하면서 미궁 속으로 묻힐 공산이 커졌다. 경찰은 “현장감식과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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