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와 의회 인사들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는 당론을 설파했다. 재미동포들을 만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고종에 비유해 비판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안보위기와 관련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여건이 못 된다’고 한 문 대통령 발언을 거론하며 “대한제국이 망할 때 러시아, 중국, 일본 틈 속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한 고종황제 같은 말”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남북 간 긴장이 극도에 달한 시기에 아주 무책임했다”며 “만약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는 분이라면 저희가 굳이 한국의 안보 상황을 미국 조야(朝野)에 알리러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과 약 35분간 회동했다. 홍 대표는 가드너 소위원장이 ‘중국이 북핵 제거를 위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한국의 선택은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밖에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밝혔다. 가드너 소위원장은 또 회동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핵 제거인데, 이제까지 취한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이날 토머스 섀넌 국무부 정무차관과도 면담해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한국 국민의 절박한 심정을 미국 정부에 전하러 왔다”며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게 한국 국민 다수의 여론”이라고 말했다.
이에 섀넌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섀넌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미국 행정부가 북핵 위협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국가적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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