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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사용한 건조기 여전히 멀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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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사용한 건조기 여전히 멀쩡”

입력
2017.10.25 16: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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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 염재영·이희순씨 부부

1994년 구매한 금성 의류건조기

LG전자에 기증… 쇼룸에 전시

염재영(왼쪽)ㆍ이희순씨 부부가 1994년 구입해 23년간 사용한 뒤 LG전자에 기증한 금성사 의류건조기(오른쪽 위 제품). LG전자 제공
염재영(왼쪽)ㆍ이희순씨 부부가 1994년 구입해 23년간 사용한 뒤 LG전자에 기증한 금성사 의류건조기(오른쪽 위 제품). LG전자 제공

1994년 판매돼 23년간 고객의 손때가 묻은 금성사(현 LG전자)의 의류건조기가 고향인 경남 창원사업장으로 돌아왔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이 흘렀어도 정상 작동하는 이 건조기를 LG전자에 기증한 이들은 경기 안양시의 염재영(65)·이희순씨(62) 부부다.

25일 LG전자에 따르면 미국 여행 중 의류건조기를 사용해본 이 부부는 국내에 의류건조기가 생소했던 1994년 당시로선 적지 않은 금액인 22만4,000원을 주고 금성사 의류건조기(모델명 DK-400AI)를 구입했다. 1991년 출시된 이 제품은 4㎏ 용량의 전기식 의류건조기로, 당시 가장 앞선 ‘퍼지(초기 단계 자동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3개의 온도센서가 빨래의 양과 온도 변화를 감지해 최적의 상태로 가동한다.

이씨는 “평생 사용한 전자제품 중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한 게 금성사 건조기”라며 “20년 넘게 지인들에게 건조기 구매를 추천했는데 이제서야 건조기 붐이 일어나더라”고 전했다.

최근 LG전자의 신형 건조기를 새로 장만한 이들은 멀쩡히 작동하는 제품을 버리기 아까워 매장 직원에게 문의했고, 기증이 성사됐다. LG전자는 염씨 부부에게 감사의 의미로 신개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증정했다. 이들은 LG전자에 “가장 자랑거리였던 건조기를 소중히 보관해 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LG전자는 기증받은 건조기를 창원사업장 내 쇼룸에 전시할 예정이다. 앞서 34년간 사용한 전자레인지를 비롯해 고객이 애지중지하다 기증한 세탁기와 에어컨 등 다른 금성사 제품들도 쇼룸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탁월한 내구성을 입증한 자사 제품 기증 때 동종의 최신 제품을 증정하고 있어 앞으로 더 오래 전에 생산된 제품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전무)은 “23년 전의 의류건조기는 국내 건조기 시장을 선도하는 LG전자가 장기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보여 준다”며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차별화된 가전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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