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주로 이용되는 '안심번호' 사용자의 아찔했던 경험담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회자되면서 여성 네티즌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안심번호란 휴대폰 이용자의 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생성된 가상의 1회용 번호를 말한다.
이 경험담은 충북 제천에 사는 한 A씨가 지난 24일 오후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안심번호로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원이 A씨의 성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체험을 겪었다는 것.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배달원에게 문을 열어주자) 슬쩍도 아니고, 거의 문을 확 제치려고 손을 넣으면서 너무 빠르게 잡아서 무서웠다"며 "순간 위험하다고 느껴서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도 힘으로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배달원이 자신이 남성임을 확인한 이후 사과 받을 틈도 없이 떠났다고 전했다. A씨는 “안심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라는 생각이 배달원 사이에 퍼져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자신이 남성이어서 범행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해당 글은 SNS에서 2만회 넘게 공유되는 등 논란이 됐다. 글에 언급된 배달업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가 된) 배달원은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며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SNS상에서 여성들은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번 일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안심번호를 일주일에 3회 이상 사용한다는 여성 B씨는 "개인 정보 보호도 그렇고 '안심'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으니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져서 안심번호를 사용한다"며 "(그런데) 이번 사례를 보고 '안심번호'가 진짜 안심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울산에선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남성이 여성 고객이 남긴 배달 후기에 “안심번호로 주문하셨길래 여성분인 걸 직감했다. 안부 문자만 드리려고 했다”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안심번호를 여성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단정 지을 통계는 없다"며 "안심번호는 개인 정보를 가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범죄를 두려워하는 여성들에게 보호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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