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감히 말하건대 미국에 마이클 잭슨이 있었다면 한국엔 태민이 있다. 최근 신곡 ‘무브’를 내고 컴백한 태민이 뛰어난 춤 실력과 세련된 음악, 퍼포먼스로 음악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치명적인 눈빛으로 거리를 걸으며 어깨를 들썩이는 일명 ‘무브병’까지 확산되며 SNS 공간이 뜨겁다.
‘무브’는 리드미컬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PB R&B 곡이다. 묵직한 베이스의 움직임과 밀고 당기는 싱코페이션 리듬이 인상적이다. 물론 가장 눈에 띄는 건 태민의 움직임이다. 끈적하게 늘어졌다 당겨졌다를 반복하는 멜로디 속에서 태민은 느슨한 듯, 하지만 아주 정확하게 그 리듬을 표현해 낸다. 각이 잡힌 듯 보이지 않아 언뜻 대충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날카로운 움직임. 태민은 ‘무브’로 자신이 누구도 쉽게 범접하지 못 할 경지에 올랐음을 증명하고 있다.
태민은 지난 8월 MBC 표준FM ‘강타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해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마이클 잭슨이었다”고 밝혔다. 태민은 “마이클 잭슨이 ‘스무드 크리미널’ 뮤직비디오에서 린 무브라는 기술을 하는 걸 보고 신기해서 춤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잭슨은 당대 가장 세련된 음악과 트렌드를 앞서는 퍼포먼스로 시대를 풍미했다. 샤이니 이후 ‘괴도’, ‘프레스 유어 넘버’, ‘사요나라 히토리’를 거쳐 ‘무브’에 이르기까지의 태민의 솔로 행보는 몇 가지 지점에서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프레스 유어 넘버’ 활동 당시 태민은 강함과 부드러움을 넘나드는 동작들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퍼포머로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당시 이 앨범은 차트를 크게 강타하진 못 했지만 새롭게 태어난 퍼포머 태민을 소개하는 데 있어선 성공적이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어우러진 ‘드립 드롭’의 안무는 특히 세련된 퍼포먼스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태민은 이 때 전 세계 댄스 콘테스트를 석권하고 있는 유명 댄스팀인 저스트 저크와 호흡을 맞췄다.
그 해 여름에는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과 격렬한 EDM 비트의 반전이 돋보이는 곡 ‘사요나라 히토리’를 발표하고 일본에서 활동했다. ‘타다만 촛불처럼 어두워진 눈앞을 쓸쓸히 걸어가’, ‘떨어지는 꽃잎이 마치 인사하듯이’, ‘안녕 나의 사랑이 홀로 슬프지 않게 이 세상 속에서 환히 피어난 꽃이여’ 등 서정적인 가사와 헤어짐 등으로 괴로워하는 화자의 심정을 표현하는 폭발적이고 애절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이 곡은 트렌드를 따르는 게 아닌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태민의 힘을 보여줬다.
그리고 1년 여 뒤 태민은 ‘무브’로 다시 한 번 진가를 입증했다. 샤이니 시절부터 솔로에 이르기까지 태민은 치명적인 매력은 발산하되 늘 노래에서는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남성의 입장이었다. ‘무브’에서는 이런 포지션이 180도 바뀌었다. ‘무브’에서 태민은 ‘나를 벗어나진 못 해. 나른해진 이 순간’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인다.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아는 사람이 ‘잘 빗은 머리가 헝클어질수록 아름다워. 내버려둬’라고 툭 던지면 빠지지 않을 방법이 없다. 솔로 댄스 가수의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 가요계에서 태민은 자신이 얼마나 빛나는 퍼포머인지를 ‘무브’로 툭 던져 놓았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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