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사전 통지 없이 이뤄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 항공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항공업계의 경고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 앤드루 허드먼 사무총장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연례행사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미사일 시험 때문에 여러 항공사들이 복잡한 위험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드먼 사무총장은 최근 몇 달 사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런 경향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허드먼 사무총장은 “북한의 문제는 그들이 절대 사전 고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기본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모든 시간에 매우 광범위한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산하는 사실관계에 비춰볼 때 우리는 가능성과 위험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모든 항공사가 위험 분석을 하고 이를 항로에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항로가 변경된 사례도 몇 차례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여객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앞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도 흘러나왔다. 민간항공기의 운항 규칙을 정하는 ICAO는 지난달 말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가 여객기 운항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달부터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실제 7월 28일 북한 자강도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가 일본 도쿄를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여객기가 지나간 지 10분 후 항공경로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 낙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에어프랑스와 독일 루프트한자가 일본 취항 노선의 항로를 변경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