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9ㆍ인천광역시청)이 4관왕을 차지하고도 웃지 못했다.
박태환은 24일 충북 청주시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8회 충북 전국체육대회 닷새째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에서 3분50초89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벌어진 계영 400m에서도 3분19초8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네 번째 주자로 나선 그는 막판 역영을 펼쳐 대구에 밀리던 레이스를 역전극으로 마무리했다. 22일 계영 800m, 23일 자유형 200m에 이은 이번 대회 네 번째 금메달이다. 그가 4관왕에 오른 것은 지난 2013년(자유형 200m, 자유형 400m, 계영 400m, 계영 800m) 이후 4년 만이다.
박태환은 오는 26일 혼계영 400m에서 5관왕을 노린다.
4관왕에 올랐지만 박태한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지난 해 전국체전(3분43초68), 지난 7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3분44초38)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을 냈기 때문이다. 전날 자유형 200m 도중 목 근육이 뭉치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세계선수권 이후 훈련 기간이 부족했던 게 원인으로 꼽힌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를 마친 뒤 “일정이 타이트하다. (오전에) 예선 끝나고 몸 풀고 점심 먹고 숙소에서 딱 1시간 쉬고 다시 (오후) 경기에 뛰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마스터스(동호인) 대회도 이런 플랜(일정)은 없다. 전국체전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대회인데, 우리 선수들이 힘든 일정에서 뛴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이번 대회에선 웜 업 풀(보조 수영장)도 없어서 힘들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태환이 주춤했던 이날, ‘제2의 박태환’ 이호준(16ㆍ영훈고)은 남자 고등부 자유형 400m에서 3분51초76으로 우승했다. 박태환과는 불과 0.87초 차다.
중학교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호준은 올해 처음으로 출전하는 전국체전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계영 800m까지 벌써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그는 “연습 때는 3분40초대 성적도 나오는데 오늘 준비한 걸 모두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제2의 박태환’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열심히 노력해 선배님과 같은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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