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이 영화 ‘침묵’에서 조용하지만 묵직한 카리스마를 선사한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침묵’ 언론시사회에서는 정지우 감독, 배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등이 참석했다.
‘해피엔드’ ‘이끼’ ‘은교’ 등 파격적인 내용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낸 바 있는 정지우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최민식부터 류준열, 이수경까지 충무로 신구 배우들의 조합이 주목 받았으며, 극중 여러 캐릭터들은 소모적이지 않고 살아 숨을 쉰다. 정지우 감독은 “여러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길 바랐다. 그건 재능이 있고,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와 함께 하는 것이다. 자기 갈 길을 가는 인물들이라 나는 그 옆에서 뒤따라가면서 그들이 마음껏 갈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이야기 했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지우 감독은 관전 포인트에 대해 “범인 찾기 법정 드라마로 즐기면서 따라가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최민식의 시꺼멓게 보이는 속 마음을 짐작하면서 보면 더 재밌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극을 중심에서 이끄는 것은 최민식으로, 그는 세상을 다 가졌지만 하루아침에 소중한 것들을 모두 잃을 위기에 놓인 한 남자 임태산 역을 맡았다. 최민식은 “가을과 어울린다.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작품이다”라며 “내 대사에 ‘이 세상 절대 혼자는 못 산다’가 있는데, 서로 버팀목이 돼 주지 못한다면 작품이 나올 수가 없다. 임태산 인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모두 똑똑하면서 매력적인 아우들과 호흡한 게 나로서는 ‘큰 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함께한 후배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박신혜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임미라의 담당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아 특유의 따뜻함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최희정이 변호를 해야 하는 임태산의 딸 임미라는 이수경이 맡아 버릇없는 모습과 순수한 모습 두 가지를 표현해냈다.
박신혜는 “이수경이 사랑스러워서 현장에서 친동생처럼 지냈다. 군것질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좋은 동생이 생긴 기분이었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라고 말했으며, 이수경은 “박신혜는 극 안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잘 챙겨줬다. 이하늬와 붙는 신은 어려운 신들이 많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잘 받아주셔서 편하게 촬영을 했다. 에너지가 너무 커서 화장실 신 찍을 때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연기를 했다”며 여자 배우들만의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이하늬는 임태산의 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 역을 맡아 재즈 장르의 노래를 직접 열창했다. 이하늬는 “유나가 부르는 곡을 선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유나만을 위해 탄생된 곡이어야 했다. 재즈가 어른의 장르 아닌가. 소울이 있기 때문에 이 영화의 결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류준열은 유나의 팬이자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김동명 역을 맡았다. 그는 “실제 박지성, 손흥민 선수 ‘덕질’을 하고 있어서 실제 감정을 들고 왔다. 물론 동명이가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점도 있지만 한 사람만 생각하는 인물이다. 밉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침묵’은 내달 2일 개봉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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