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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안가는 트럼프…北과 긴장 악화 우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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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안가는 트럼프…北과 긴장 악화 우려했나

입력
2017.10.24 16: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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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대북제재 동참 의도도

청와대도 “험프리 초청” 우회적 의사

백악관 “국회연설 유일하고 특별”

강도높은 대북 메시지 내놓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내달 3일부터 14일까지 아시아 5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북핵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한국 방문 기간(7~8일) 비무장지대(DMZ) 대신 경기 평택에 새로 조성된 험프리 미군 기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일대에 고조된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기 보다 중국 등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이끄는 데 무게를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험프리 기지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며 “(DMZ와 험프리 기지) 둘 다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DMZ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방한시 들러 대북 메시지를 발신한 상징적 장소다. 지금까지 방한해서 DMZ를 방문하지 않은 대통령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유일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우려로 트럼프 정부 내 입장이 갈렸다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은 아니다”면서 “방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와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험프리 기지 초청을 통해 우회적으로 DMZ 방문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일각에선 북한의 오판에 따른 군사적 긴장 고조로 평창 동계올림픽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배제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대북 메시지를 약화하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빈방문에서 우리는 손님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를 험프리 기지로 초청했다”라며 “이것이 부정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8일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국회 연설은 유일하고, 특별한 일정”이라며 “지속적인 한미 동맹과 우정을 축하하고, 북한에 최대한 압박을 가하는 데 국제사회가 동참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립묘지도 방문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의 핵심 목표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3일 하와이를 방문해 태평양 사령부에서 대북 동향 등을 보고받고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침몰한 USS 애리조나호 등을 찾는다. 이어 5일부터 7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납북 피해자 가족을 만나고,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비롯해 골프 회동도 갖는다. 24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양국 정상이 세계랭킹 4위의 일본인 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와 함께 5일 골프라운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 후인 8일 중국으로 이동, 2박 3일간 머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백악관 관계자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 양자 조치(독자 제재)를 취하기를 원한다”며 방중 기간 대중 압박을 예고했다. 방중 기간 ‘장벽 건설’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 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만리장성을 방문할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베트남 다낭을 방문하고 11일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트란 다이 쾅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장소를 방문할지도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미국ㆍ아세안 정상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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