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시기가 맞물렸지만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최근 불거진 故 김광석 이슈에 편승하고자 하는 작품이 아니다. 올해로 세 번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오히려 '그 여름 동물원'은, 김광석을 김광석이라 부르는 대신 '그 친구'로 지칭했다.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과 저작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24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에서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홍경민, 유리상자 이세준, 최승열, 임진웅, 윤희석, 조복래, 틴탑 출신 병헌(엘조) 등 주요 출연진과 박경찬 연출, 더그룹 정경호 대표, 박기영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1988년, 故김광석과 그룹 동물원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이들이 국내 최고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최근 김광석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그 여름, 동물원'이 더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광석을 기억하는 이들은 저작권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동물원 멤버이자 '그 여름, 동물원'의 음악감독 박기영은 "저희는 이미 (김광석 아내)서해순 씨에게 저작권이 있는 노래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기영은 "광석이 형 사후에 어떤 문제로든 서해순 씨와 유선 상으로 상의하고 말을 섞는 걸 반기는 음악 친구들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광석이 형이 직접 작곡한 몇몇 곡들이 (저작권 문제에) 해당하는데, 서해순 씨한테 사용 승낙을 받아야 하거나 서해순 씨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건 싫기 때문에 저희는 이미 시즌1부터 레퍼토리에서 배제하고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박기영은 "음악 외적으로 광석이 형이 이슈가 되는 게 작품에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홍경민과 최승열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그 친구' 역으로 돌아왔다. 최승열은 JTBC '히든싱어' 김광석 편에 출연해 대중을 놀라게 했던 보컬이기도 하다. 영화배우 조복래는 이번 시즌 새로 '그 친구' 역에 합류했다.
유리상자 이세준, 배우 윤희석은 창기 역으로 새로 캐스팅돼 임진웅과 트리플 캐스팅을 완성했다.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틴탑 출신 병헌(엘조)과 최신권이 드럼 담당 경찬 역을 맡았다. 베이스 담당 준열 역에는 유제윤 최성욱이, 건반 담당 기영 역에는 방재호 김류하가 나선다.
출연진 중 막내인 병헌은 "원래 동물원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동물원 음악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홍경민은 故김광석의 존재에 대해 "병헌이처럼 20대 초중반의 배우라면 TV로만 얘기로만 접했을 텐데 다들 나이가 많다.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면 다들 한 번쯤 떠올렸을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접할 수밖에 없던, 포크음악의 상징이었던 것 같다. 저희 세대 이상 되는 분들은 그 점에 대해 공감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 시대를 겪지 않았던 젊은 층에게는 이런 음악가가 있었다는 것을 되새기게 하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사 정경호 대표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서해순 씨에 대한 내용으로 인해 극이 왜곡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 여름, 동물원'은 내달 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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