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500m 3연패 도전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첫 훈련 뒤
“자신과 경쟁서 이기면 가능할 것”
‘빙속 여제’는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2018.2.9~25)에서 ‘완벽한 레이스’를 꿈꾸고 있었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간판 이상화(28ㆍ스포츠토토)는 24일 서울 태릉국제빙상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첫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다가왔다는 게 조금씩 실감 난다”고 웃은 뒤 “지난 시즌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올림픽에서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500m를 연속 제패한 그는 평창에서 사상처음3연패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이 종목 세계신기록(36초36) 보유자다. 이상화 앞에 ‘빙속 여제’란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그는 종아리 부상으로 고전하며 여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10년부터 괴롭힌 고질적인 무릎 통증도 이상화를 괴롭혔다. 그 사이 뒤늦게 만개한 일본 고다이라 나오(31)가 최정상 자리를 위협했다.
고다이라는 2016~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에서 6차례 레이스를 펼쳐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2월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세계선수권 500m에서도 일본 신기록인 37초13으로 우승했다. 이상화는 당시 37초48로 은메달을 땄다. 같은 달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고다이라가 37초39로 우승, 이상화는 37초70으로 2위를 했다. 평창이 이들의 ‘진검승부’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상화는 “고다이라는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고다이라 외에도 (스케이트를)잘 타는 선수가 매우 많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지난 해 몸이 좋지 않았을 때도 (고다이라와 경쟁했는데) 그 선수가 그리 빠르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0년과 2014년 올림픽을 회상하며 “그 때는 한 치의 실수 없이 레이스를 했다. 최근에 그러지 못했을 뿐”이라며 “완벽한 레이스를 하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자기 자신과 경쟁에서 이기면 고다이라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안방에서 벌어지는 올림픽이라 부담감이 크지 않느냐는 우려에 이상화는 “오히려 소치올림픽이 훨씬 걱정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디펜딩 챔피언이었고 올림픽 직전인 2013년 11월 월드컵에서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해 주변에서 올림픽 2연패를 기정사실화 하다 보니 큰 압박을 받았다. 그는 “그 때는 ‘올림픽에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지금은 경험이 쌓여서 괜찮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상화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당연히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금메달이지만 난 이미 두 개나 보유하고 있다”며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올림픽은 마음을 비워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지금은 열심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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