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탑재 2세대 S클래스 모델
크롬 대신 플라스틱 범퍼 첫 장착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는 86년 7월부터 자동차 수입자유화를 단계적으로 추진, 87년 1월 배기량 2.0ℓ 이상 대형차와 1.0ℓ 이하 소형차 시장을 개방했다. 일단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대형차 위주로 자동차 수입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수입차 판매에 나선 것은 벤츠였다. 화교 자본이 설립한 한성자동차는 87년 1월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판매하는 효성물산도 같은 시기 문을 열었지만 실제 판매는 훨씬 후에 이뤄진다. BMW는 코오롱상사가 딜러로 나서 87년 3월에 문을 연다. 시기적으로 따져보면 벤츠가 가장 먼저 국내 판매에 나선 셈. 이밖에 동부산업(푸조), 기아차(포드), 대우자동차(캐딜락), 쌍용그룹(르노), 금호(피아트), 두산(사브) 등이 자동차 수입 판매에 나선다.
한성자동차가 판매한 모델은 벤츠 230E와 300SEL, 560SEL(사진) 등이었다. 당시 수입차는 외제차로 불렸고, 관세는 40%가 적용돼 가격도 높았다. 벤츠 560SEL은 1억7,000만원이었는데 이는 당시 소형승용차 프라이드 45대 가격에 해당했다.
2세대 S클래스 560 SEL은 197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차다. 낮은 공기역학 계수, 에어백 탑재, 양산차 최초 오프셋 충돌 안전 기준 통과 등 다양한 혁신으로 S클래스가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으로서의 명성을 쌓아 올리는 데 기여했다.
현재 자동차 안전의 핵심 요소로 자리한 에어백 역시 1981년 2세대 S클래스 모델을 통해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또 낮은 공기역학 계수로 공기저항력을 강화한 차제와 가벼운 알로이 V8 엔진 장착 등을 통한 체계적인 경량화도 적용됐다.
당시 S 클래스는 디자인 트렌드도 선도했다. 전통적인 크롬 범퍼 대신 주차 중 추돌로 인한 찌그러짐 등을 견딜 수 있는 변형 가능한 플라스틱 재질의 범퍼를 장착했다.
87년에 판매된 수입차는 모두 합해 11대에 불과했으나 2년만인 89년에 1,293대에 이른다. 당시 외제차는 과소비, 사치풍조, 외화낭비, 계층간 위화감 등의 대명사로 취급받았지만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크게 증가하자 해외의 각 메이커는 직접 한국에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직판 시대를 열게 된다. 대기업 중심의 초기 수입차 시대가 막을 내리고 95년 이후 글로벌 메이커들의 직접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