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기 주머니에서 고개를 살짝 내민 새끼 캥거루의 모습, 보신 적 있으신가요? 캥거루는 임신 후 단 며칠 만에 출산한다고 합니다. 태어난 새끼 캥거루는 어미의 자궁에서 곧바로 아기 주머니(육아낭)로 들어가 1년간 성장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어미 몸 속의 영양분을 자궁 속 태아에게 전달하는 태반은 캥거루에게는 없거나 있더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거라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캥거루를 포함한 유대목 동물(캥거루·코알라처럼 육아낭에 새끼를 넣어 가지고 다니는 동물)도 태반이 있고 자신만의 특이한 방식으로 태반을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의대 연구진은 호주에 살고 있는 작은 캥거루를 닮은 ‘타마왈라비’의 태반 리보핵산(RNA)을 조사한 결과 이들에게도 태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타마왈라비의 태반은 영양분을 자궁에서 아기 주머니 속 젖꼭지로 운반하도록 짧은 임신 기간 동안 역동적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방법은 다르지만 영양분을 전달하는 역할은 태반을 가진 다른 동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죠.
연구에 참여한 줄리에 베이커 교수는 “유대목의 태반이 진수류(태반이 있는 포유류)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상당히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대목 동물의 태반은 짧은 임신 기간과 긴 수유기간을 위해 ‘영리한 트릭(clever trick)’을 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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