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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세계화 첫 발… 다양한 기술 시선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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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세계화 첫 발… 다양한 기술 시선 잡아

입력
2017.10.23 17:4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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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시범단 뉴욕서 공연 뒤

남자선수 8명 토너먼트 대결

홍보부족으로 텅 빈 관중석

“공연 위주 아닌 스타 초정 필요”

한국 씨름 선수단이 23일 미국 뉴욕의 퀸즈칼리지에서 열린 미국 추석대잔치에서 씨름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김지섭기자
한국 씨름 선수단이 23일 미국 뉴욕의 퀸즈칼리지에서 열린 미국 추석대잔치에서 씨름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김지섭기자

대한씨름협회(회장 박팔용)가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세계 문화의 중심 뉴욕에 씨름 공연단을 파견, 우리 씨름을 알리고 모래판에서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을 펼쳤다. 용인대 학생과 여자 선수 2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씨름 공연단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퀸즈칼리지에서 열린 제35회 미국 동부 추석대잔치 특설 무대에서 한국 전통 스포츠 씨름을 선보였다.

각종 기술을 비롯해 지역별 씨름의 유래, 다양한 기술 등을 선보이며 동포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시범단 공연을 마친 뒤에는 남자 선수 8명이 토너먼트 대결을 펼쳐 모래판 승부의 세계를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민속씨름진흥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고 뉴욕대한체육회, 뉴욕씨름협회의 초청을 받은 시범단은 동포들에게 씨름의 기술과 샅바 매는 방법 등 기본 기술을 가르쳤다.

뉴욕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씨름 시범단. 뉴욕=김지섭기자
뉴욕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씨름 시범단. 뉴욕=김지섭기자

또 현지에서 주최한 씨름 대회에서는 용인대 1학년 이화형이 선배들일 잇달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경기 막판에는 뉴욕에서 개인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는 비니셔스 페이바(브라질)가 우리 선수들에게 정식 대결을 신청하는 등 볼거리를 제공했다. 페이바는 두 판 모두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졌다. 페이바는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고 있어 신청했다”며 “태권도는 단순한 발차기 위주로 하는데 씨름은 내가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회를 마친 뒤 김일태 뉴욕대한체육회장은 “그 동안 현지 시범단을 내세워 단조로운 공연을 펼쳤는데 이번 모국 씨름단 초청으로 역동적이고 다양한 기술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우리 선수단장인 송승천 제주씨름협회장 역시 “일정이 짧아 아쉽기도 했지만 더 많은 콘텐츠를 담았으면 더욱 빛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름 세계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번 파견은 뉴욕에 씨름을 알리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도 한식과 태권도뿐만 아니라 씨름까지 포함시켜 뉴욕에서 세계화 전략을 펼치기로 대한씨름협회, 뉴욕씨름협회 양 측이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홍보부족으로 교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더구나 추석대잔치 중앙 무대에서 씨름 대회가 열릴 때 동시에 노래 대회가 펼쳐졌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텅 빈 관중석이었다. 시대가 흐를수록 미주 한인 추석대잔치에 참가하는 인원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교민들의 관심을 받기엔 역부족이었다.

뉴욕 파견을 마친 씨름단. 김지섭기자
뉴욕 파견을 마친 씨름단. 김지섭기자

대한씨름협회와 뉴욕씨름협회의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회를 준비하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공연 콘텐츠 내용이 부실했다. 우리 협회도 현지 의견에 따라 출장 일정을 정리할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을 하고, 어떤 시나리오대로 움직일지 전혀 준비된 바가 없었다. 시범단 공연에 이어 선수단 토너먼트 대결을 펼친 것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선수들은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실전에 걸맞지 않은 ‘보여주기식’ 경기를 하는데 그쳤다.

내년에는 올해처럼 시범단 공연 위주가 아닌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의 초청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제 한국 씨름은 세계화를 향해 어려운 발걸음을 뗐다. 하지만 시작은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물꼬를 튼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송승천 선수단장은 “시작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관객들을 찾아가는 씨름으로 매년 정례화된 대회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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