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총선(22일)에서 비서에게 폭언한 의원은 낙선하고 불륜 의혹 보도로 곤욕을 치렀던 인물은 당선되는 등 주요 인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23일 발표된 총선 결과에 따르면 ‘아베 키즈’로 불려온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의원은 무소속으로 사이타마현 4구에 출마해 떨어졌다. 도요타 의원은 지난 6월 13살이나 많은 50대 비서에게 “대머리야, 그게 아니잖아” “너는 살 가치가 없다” 등의 폭언을 한 사실이 공개돼 갑질 논란 끝에 자민당을 탈당한 바 있다.
자민당을 떠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와 함께 희망의당 창당을 주도했던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전 의원도 도쿄10구에서 패했다. 와카사 전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로도 중복 입후보해 기사회생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끝내 당선되지 못했다.
반면 지난달 제1야당이었던 민진당의 간사장 취임을 앞두고 9살 연하의 기혼 변호사와의 불륜관계 의혹 보도가 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야마오 시오리(山尾志櫻里) 의원은 아이치현 7구에서 살아 돌아왔다. 당시 야마오 의원은 불륜이 아니고 업무 상 관계일 뿐이라고 부인했지만 여론이 나빠지자 민진당을 탈당했다. 검사 출신인 야마오 의원은 보육원 부족 문제와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매섭게 몰아세워 ‘아베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유명 정치인이기도 하다.
극우논객 출신으로 ‘여자 아베’로 불리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방위장관도 후쿠이현 1구에서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이나다 전 장관은 재임 당시 거짓말과 실언을 거듭해오다 지난 7월 경질된 인물이다.
모리토모(森友) 학원 국유지 헐값 매각과 가케(加計) 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의혹 등 아베 총리와 둘러싼 ‘사학 스캔들’과 관계있는 자민당 인사들도 대거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케학원에서 헌금을 받은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의원, 가케학원을 위해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 부장관 등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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