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한미 영화계가 성추문 논란으로 얼룩졌다. 국내에서는 배우 조덕제와 여배우 A가 성추행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고, 미국에서는 거물급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성추문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야말로 성폭력의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인 셈이다.
촬영 중 여배우 성추행 혐의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덕제는 직접 실명을 공개하고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2년 전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여배우 A의 옷을 찢고 신체를 만진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으며 이미지가 추락했다.
조덕제는 언론을 통해 “성추행은 사실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조덕제는 모든 장면이 여배우 A와 합의 하에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배우 A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졌다는 혐의 역시 부인했다. 조덕제는 유죄 판결에 대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 역시 징역 1년, 집행 유예 2년 형에 처해진 조덕제 사건에 상고장을 제출해 긴 법정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배우 A와 감독 측은 조덕제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여배우 A측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덕제의 주장을 반박할 예정이다. 조덕제가 실명을 공개하고 억울함을 호소한 만큼 여배우 A가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증거를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 감독 역시 여배우 A 측의 기자회견 후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누구의 주장이 진실인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 와인스타인은 무려 수십 년 간 회사 여직원들과 여성 스태프, 여배우들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와인스타인에 대해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무려 40명이 넘는다.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애슐리 주드 등 유명 배우들도 피해 여성에 포함돼 있어 논란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와인스타인은 “과거 나의 행동이 함께한 이들에게 고통을 줬음을 인정한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자신의 회사인 와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퇴출 당했으며 미국영화예술 아카데미, 미국 영화제작자 조합, 영국 영화 및 TV 아카데미로부터 추방됐다.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논란이 커지자 로스앤젤레스(LA) 경찰국까지 나섰다. 1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LA 경찰국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지난 2013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 피해자를 인터뷰했으며 현재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성폭행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은 2013년 LA의 한 호텔에서 와인스타인에게 강간을 당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와인스타인 대변인은 “비협조적인 성관계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부인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영화감독 조합은 21일 뉴욕에서 열린 이사회 회의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비난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이미 지난 13일 와인스타인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영화인의 성추문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리즈 위더스푼은 와인스타인 사태를 예로 들며 자신 역시 한 영화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17일 CNN에 따르면 위더스푼은 “16세 때 감독이 나를 성폭행했다. 소속사와 제작자들이 영화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침묵하게 했다”고 폭로해 화제가 됐다. 위더스푼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할리우드에서는 성폭력 문제를 환기시키는‘미투(Me Too) 캠페인’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또 할리우드 유명 감독이자 유명한 극작가인 제임스 토백 역시 38명의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토백은 피해 여성들에게 영화계 데뷔를 시켜준다며 접근해 성추행을 일삼았다.
국내와 할리우드 영화계가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과거에도 몇몇 제작자, 감독의 무분별하고 파렴치한 행위는 있었다”며 “피해자들은 숨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건 발생 당시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osen, 연합뉴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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