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셋 중 한 곳, 1980년 이전 지어져
KDI “환경 개선하면 학업 성취도 올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건물 세 곳 중 한 곳이 1980년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교사(校舍)는 석면 등 유해 건자재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고, 내진 설계도 안 돼 있는 경우가 많다. 교사와 학생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교육환경시설 투자의 중요성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건물 6,474동 중 7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649동(10.0%)이나 됐다. 중학교 건물 3,049동 중에서 7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도 229동(7.5%)에 달했다. 할머니ㆍ할아버지가 공부하던 학교 건물을 그대로 쓰는 곳도 있다는 얘기다.
70년대에 지어진 건물은 초등학교에서 1,648동(25.5%), 중학교에서 723동(23.7%)이었다. 결국 198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초등학교에서 35.5%, 중학교에서 31.2%에 이르는 셈이다. 2000년대에 지어진 건물은 초등학교 25.1%, 중학교 26.5%에 불과했다.
노후 시설물은 보온ㆍ단열ㆍ절연재로 쓰인 석면이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학교 세 곳 중 두 곳에 석면 건축물이 있었다. 내진 설계가 된 학교는 네 곳 중 한 곳 꼴에 불과했다. 한성민 KDI 연구위원은 “2009~2015년 초ㆍ중등학교 교육비 지출이 32.6% 증가하는 사이 교육 인프라 투자는 2조4,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며 “교육 시설은 다른 교육 정책에 비해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고 분석했다. 이는 인프라 지출의 경우 투자 성과가 곧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연구위원은 “학생의 건강ㆍ안전에 관련된 교육환경에 투자하면 학업성과까지 개선된다는 실증연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연구에서 교육환경 투자가 학생 1인당 1만5,000원 증가하면, 국어ㆍ영어ㆍ수학 성취도(보통 이상 학생 비율)도 1.5~2.0%포인트 개선된다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은 “초ㆍ중등교육이 의무인 나라에서 적정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안전, 건강 측면에서 지원이 시급한 학교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특별교부금(특별한 재정소요가 있을 때 교육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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