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내진 예비평가 결과
규모 6~6.5 지진 발생 땐
여객터미널 등 시설 붕괴 위험
김포ㆍ대구ㆍ김해ㆍ울산공항 여객터미널이 지난해 9월 경주 지진(규모 5.8)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면 붕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감사원 감사 공항시설물 내진 예비평가 결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과 대구ㆍ김해ㆍ울산공항 여객터미널 등은 규모 6~6.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여객터미널 전부 또는 일부가 붕괴되거나 구조물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객터미널은 다중이용시설로, 공항시설 내진설계 기준에 따른 내진등급에서 관제탑 등과 함께 특등급을 충족시켜야만 하는 중요 시설이다.
1988년에 지어진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규모 6~6.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3층짜리 철근콘크리트 건물 가운데 1ㆍ2층 전체가 붕괴위험 수준인 것으로 분류됐다. 대구공항 여객터미널은 2층짜리 건물 가운데 1층 전체가, 3층 건물인 김해공항 여객터미널은 1ㆍ2층 전체와 3층 일부가, 울산공항 여객터미널은 6층 가운데 1ㆍ2층 일부가 각각 붕괴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항 여객터미널이 지진 발생시 붕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이유는 건축물의 지진하중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내진설계 지역계수가 2009년 강화됐는데도 기존 건물들은 내진설계가 돼 있다는 이유로 내진성능 평가 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 8월 공항공사에 40개의 기존 시설물에 대한 내진성능평가 실시와 함께 필요 시 보강공사를 지시했다.
전 의원은 “경주 지진 발생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곳곳에 안일한 모습이 만연해 있다”며 “특히 경주 인근 대구ㆍ김해ㆍ울산공항 여객터미널은 내진성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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