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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노인 자살생각 3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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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노인 자살생각 3배 높아

입력
2017.10.23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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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 노인의 12%에 달해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 지원으로 생계를 잇는 기초생활수급자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ㆍ월세로 사는 노인도 자가 거주 노인보다 자살을 생각해본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한국은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이 각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빈곤 노인과 비빈곤 노인의 자살생각 영향 요인에 관한 종단 연구’에 따르면 빈곤하거나, 외롭거나, 일을 하지 않을수록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노인 5,000여명을 매년 추적 조사한 한국복지패널조사 4년치(2012~2015년) 자료를 분석했다.

조사 기간 동안 한번이라도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자살 생각 비율)이 생계급여나 의료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무려 12.14%에 달했다. 100명 중 12명 넘게 자살 생각을 했다는 의미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아닌 노인의 자살 생각 비율(4.06%)보다 3배나 높다. 특히 소득이나 성별, 연령, 건강 등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고 할 때도 기초생활수급 노인은 자살 생각 비율이 비수급 노인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담당자인 이상우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주임연구원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지역 사회 안에서 수급자로 낙인 찍혀 살아가는 것, 인생의 끝자락에서 남의 도움을 받아 살면서 내일에 대한 강한 불안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주거 불안이나 근로 여부도 자살 생각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주거 형태가 ‘비(非) 자가’인 노인은 자살 생각 비율이 8.15%로 자가 노인의 자살 생각 비율(3.36%)보다 2.4배 높았다. 또 자영업자는 2.33%, 무급 가족 종사자는 3.08%, 임금 근로자는 3.74%였으나, 미취업자는 6.08%나 됐다.

외로움 역시 자살 생각을 부추길 수 있다.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자살 생각 비율이 3.93%에 머문 반면, 배우자 없는 노인은 6.42%였다. 다른 가구원과 동거하는 노인(3.84%)보다 혼자 사는 가구(7.58%)의 자살 생각 비율 역시 2배 가량 높게 조사됐다.

이상우 연구원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에 생계ㆍ의료급여 수급자도 대상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빈곤한 노인의 주거 안정 방안을 찾는 것도 자살 생각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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