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에 참가한 국내파 선수들은 국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22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72ㆍ7,196야드)에서 막을 내린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17명이 출전권을 얻었다. 이 중 KPGA 코리안 투어 쿼터로 이름을 올린 이는 5명이다. 77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25명이 이븐파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KPGA에서는 단 한 명도 이에 들지 못 했다.
최진호(33ㆍ현대제철), 김승혁(31), 이정환(26ㆍPXG), 이형준(25ㆍJDX), 황중곤(24ㆍ혼마) 등 KPGA 투어를 대표해 출전한 5명의 성적에 관심이 모아졌다.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1위 자격으로 대회에 나선 최진호는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6위에 올랐다. KPGA 출신 선수로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2언더파를 치며 톱10 진입 가능성의 꿈을 부풀렸지만 3라운드 4오버파가 발목을 잡았다. KPGA선수권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은 황중곤은 6오버파 294타 공동 44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한 바람에 당황하며 많은 선수들이 무더기로 오버파의 성적을 낸 2라운드에서 황중곤은 3언더파의 성적을 내 데일리 7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기세를 더 이어가지 못했다.
KPGA 코리안투어 상금랭킹 1위인 김승혁은 9오버파 공동 58위에 머물렀다. 그는 50명의 언더파를 낸 1라운드에서 5오버파로 미끄러지며 일찌감치 리더보드 하단에 자리를 잡았다. 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2, 3위인 이정환과 이형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정환은 17오버파 공동 72위, 이형준은 10오버파 60위에 머물렀다.
코리안투어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당찬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큰 무대 경험을 쌓은 것은 큰 자산이다. PGA투어 8승 포함 통산 22승을 쌓아 올린 ‘대선배’ 최경주는 지난 17일 대회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PGA투어에서 상위 몇 명을 뺀 나머지는 거의 다 참석했는데 후배 선수들이 많이 느낄 것이고, 한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또 다른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가 PGA로 향하는 브릿지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도약의 힘이 될 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귀포=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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