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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서-이연우 “씨름선수는 뚱뚱하단 편견 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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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서-이연우 “씨름선수는 뚱뚱하단 편견 깨고 싶어”

입력
2017.10.22 16:4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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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청 이연우(왼쪽)와 콜핑의 양윤서가 22일 미국 뉴욕의 한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김지섭기자
전남 구례군청 이연우(왼쪽)와 콜핑의 양윤서가 22일 미국 뉴욕의 한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김지섭기자

“씨름 선수인줄 정말 몰랐어요. 여자 씨름도 하나요?”

한국 씨름을 알리고 세계화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씨름 시범단원 12명 중 여자 선수 양윤서(27ㆍ콜핑)와 이연우(26ㆍ구례군청)가 현지에서 교민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유니폼과 샅바 없이 일상적인 옷을 입고 다니면 평범한 여성 그 자체다. “정말 씨름 선수가 맞아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 둘은 당당히 말한다. “네. 우리 씨름 해요.”

둘은 소속 팀이 있는 정식 선수다. 매화급(60㎏ 이하)의 쌍두마차로 라이벌이자 절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 잠시 모래판 위에서 경쟁은 내려놓고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현지 교민들과 세계인들에게 여자 씨름의 진수를 23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연우와 양윤서가 샅바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김지섭기자
이연우와 양윤서가 샅바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김지섭기자

뉴욕에서 처음으로 여자 씨름을 선보인다는 사실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22일 만난 이들은 “세계인의 도시 뉴욕에 왔으니 (씨름을)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연우는 “씨름을 시작한 고교 3학년 때부터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국가대표가 없었고 세계화도 안 돼 아쉬웠다”며 “그 꿈을 4~5년 전 접었지만 그래도 세계화를 위해 움직이는 자체 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22~23세 당시 접었던 꿈을 다시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이뤄져 흥분된다”고 말했다.

씨름은 남자만의 스포츠가 아닌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은 “설렁설렁하지 않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게 멋있는 경기를 할 것”이라며 “첫 단추를 꿰는 것이니까 우리 역할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연우(구례군청)-양윤서(콜핑).
이연우(구례군청)-양윤서(콜핑).

이들은 2016년 생활체육에서 엘리트로 바뀐 여자씨름 매화급 최강자 타이틀을 두고 항상 충돌한다. 양윤서는 지난해 설날대회와 단오대회, 추석대회, 천하장사 올해 단오대회에서 모두 꽃가마를 탔다. 이연우는 올 시즌 설날대회, 구례여자대회에서 장사 가운을 입었다. 씨름을 먼저 시작한 건 이연우다. 그는 2008년 아버지의 권유로 모래판에 데뷔했고, 양윤서는 2012년 울산대 소속으로 씨름에 입문했다.

덩치 크고, 남자들만의 스포츠로 인식된 씨름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이들은 오히려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이연우는 “씨름 선수는 뚱뚱하다는 인식을 지우고 싶다”면서 “농구도 키가 큰 사람만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씨름도 몸무게나 힘이 아닌 기술로 한계를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윤서 역시 “우리가 일반 옷을 입으면 남들과 똑같다”며 “씨름은 순간적인 힘을 필요로 하지, 덩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연우(왼쪽)-양윤서.
이연우(왼쪽)-양윤서.

양윤서는 이어 “아직도 이만기, 강호동 얘기들을 많이 한다”며 “여자 씨름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남자들만큼 경기 수준도 올라왔다”고 자부했다. 이연우는 “예전에 TV로 씨름을 볼 때 아는 선수나 스타가 없으니까 재미 없더라. 우리 여자 씨름도 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둘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애증의 관계’라고 했다. 이연우는 “2013년 부산에서 함께 훈련하며 처음 알게 됐다”며 “열정도 좋고 서로를 잘 이해하니까 언니 느낌보다 친구 같다. 씨름 말고도 언제나 항상 같이 갈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이에 양윤서는 “친구이지만 모래판에서는 우정을 묻어두고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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