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NC 감독/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김경문(59) NC 감독이 이번에도 '가을야구의 한'을 풀지 못했다. 사령탑으로서 10번째 나선 포스트시즌에서 그는 또 다시 실패를 맛봤다.
NC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3패로 밀려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이 좌절됐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2등을 많이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남들은 모를 것이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던 김경문 감독도 고개를 떨궜다.
그 누구보다 우승에 목마른 김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에서 6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고, 3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시즌 중 두산 지휘봉을 내려 놓은 그는 그해 말부터 신생팀 NC를 이끌었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NC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해 강팀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전전패로 완패한 NC는 올해도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을 넘어서지 못했다. 1차전을 가져가면서 먼저 웃었지만, 이후 3경기를 내리 졌다. 김 감독에게는 '아픈 가을 추억'이 하나 더 쌓였다. 단 한 차례의 우승도 일궈내지 못하면서 따라 붙은 '2인자'의 꼬리표도 떼어내지 못했다.
시즌 막판 롯데와 순위 싸움에서 4위로 밀려 포스트시즌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한 게 결국 부담으로 돌아왔다.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차전에서 승리해 끝냈지만, 롯데와 준플레이오프는 5차전까지 끌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 에이스 해커가 1차전과 5차전에 나서면서 플레이오프 선발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여기에 계속 이어진 가을야구로 불펜 투수들에게 피로가 쌓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이민호(24)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5⅔이닝 평균자책점 4.76에 그쳤다. 역시 준플레이오프서 3경기 3⅓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지켰던 임창민(32)은 두산을 만나 2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무너졌다. 믿었던 필승조가 붕괴되면서 NC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두산에 50점을 헌납하는 굴욕도 맛봤다. 김경문 감독은 "아무래도 우리 불펜 투수들이 지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장현식(22)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비자책)의 호투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지난 9월 상무에서 제대한 뒤 팀에 합류한 내야수 노진혁(28)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박석민(32)의 교체 선수로 투입돼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의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노진혁은 내년에 자주 보게 될 선수"라며 팀의 기대주의 활약에 흐뭇해하기도 했다. 중견수 김준완(26)은 잠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놀라운 슈퍼 캐치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내년 시즌 공룡의 발걸음에도 힘이 붙는다. 10번째 가을야구를 일찍 마무리한 김 감독은 "우리 팀에게 좋은 모습도 많이 봤다. 또 다시 준비해서 내년에 더 강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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