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3시간 거리 40분만에 주파
영덕~울릉 관광헬기 추진
포항~울릉 위그선도 가시화
안정성 확보ㆍ비싼 요금 걸림돌
뱃길만 있는 경북 울릉도의 하늘 길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에 불이 붙었다. 하늘을 나는 배로 불리는 위그선 운항이 가시화하고 있고 관광용 헬기, 소형 항공기 운항도 추진되고 있다.
22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재)스타항공우주는 경북 영덕과 울릉을 오가는 관광헬기를 띄우기 위해 지난 9월 말 경북 영주와 예천, 영덕 등지에서 울릉까지 14인승 헬기로 8차례 시험비행을 했다. 예천에 본사를 둔 스타항공우주는 헬기 11대를 보유하고 있고 행정기관 등에 소방헬기 등을 임대하는 회사다.
수년 전부터 관광헬기 운항을 준비해 온 스타항공우주는 내년 초에는 승객을 태울 계획으로, 울릉도에 대기시설 등을 갖출 수 있는 헬기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육지 출발지는 영덕군 삼사해상공원 근처로 결정됐다. 울릉까지 하루 왕복 2차례 운항할 예정이다. 영덕과 울릉 구간 거리는 약 178㎞로, 선박으로는 3시간 넘게 걸리지만 헬기로는 40분이면 도착한다.
스타항공우주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운임비로, 1인당 편도 30만원 선인데 7만원 정도하는 선박 우등실 가격보다 많이 높은 편”이라며 “승객들의 요금 부담을 덜기 위해 헬기로 섬을 한 바퀴 보는 관광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과 울릉 구간에는 위그선이 추진되고 있다. 위그선은 선체가 수면 1~5m 위를 비행하는 항공 선박으로 기존 선박보다 속도가 3배 정도 빠른 시속 150~200㎞로 달린다. 포항에서 울릉까지 220㎞구간을 1시간10분만에 주파한다. 울릉도에 본사를 둔 ㈜위그코리아는 지난 7월 말 위그선을 제작하는 아론비행선박산업㈜과 위그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하루 왕복 3회 운행할 예정이며 내년 8월 말 취항할 계획이다. 요금은 1인당 편도 15만~17만원으로 책정됐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개항을 목표로 울릉공항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울릉공항은 울릉읍 사동리 앞바다 23만6,000여㎡를 매립해 폭 30m, 길이 1,200m의 활주로로 건설되며 50인승 내외의 소형 여객기만 뜨고 내릴 수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출자해 설립한 에어포항㈜이 캐나다산 CRJ-200 기종 50인승 소형 항공기 1대를 도입, 서울과 울릉 구간 운항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난제로 울릉행 비행 노선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울릉도의 관광헬기 사업은 이미 여러 항공사가 도전했다 쓴맛을 봤다. 시티항공은 1996년 3월 관광용 헬기를 띄웠으나 몇 차례 운항 후 접었다. 2014년 말에는 강원항공이 시험운항을 가졌으나 정식 운항은 하지 않았고, 1989년 7월에는 우주항공이 영덕 삼사해상공원과 울릉 사동을 오가는 헬기를 띄웠으나 취항 당일 추락 사고가 발생, 탑승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위그선은 1960년대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처음 제작한 이후 미국 일본 등이 상용화를 시도했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또 울릉공항은 해상 매립석 부족으로 공항 건설 비용이 당초 5,805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여 차질을 빚고 있다.
울릉 위그코리아 최영근 대표는 “안정성과 경제성 등 몇 가지 난제가 있지만 탑승 수요는 충분해 정식 운항이 시작되면 비행노선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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