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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김창수’ 조진웅 “모든 작업들, 최선 다해 들이받는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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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김창수’ 조진웅 “모든 작업들, 최선 다해 들이받는다”(인터뷰①)

입력
2017.10.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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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이 '대장 김창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위미디어 제공
조진웅이 '대장 김창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위미디어 제공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백범 김구의 실화를 다뤘지만 지도자의 모습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라 천하고 평범했던 한 청년 김창수의 모습으로서 그의 삶을 다룬다.

배우 조진웅은 김구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며 뜨겁게 호흡했다. 앞서 영화 ‘암살’에서 속사포 역을 맡으며 독립군을 연기한 적 있지만 이번에는 원톱으로 나서면서 더 강한 목소리를 낸 것.

조진웅은 김구라는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 “워낙 내가 존경하던 위인이다. 말씀 하나하나가 다 좋아서 내가 신조로 삼는 것도 많았다. 이번에 우연찮게 만나 감사하게도 작업에 참여했다. 실존 인물이나 역사를 작업할 때 다들 힘들 것이다. 우리 영화가 고난스러운데, 만드는 사람이 괴로우면 관객들이 편안하게 보고 즐긴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그 옷을 ‘어떻게 입을 것이냐’가 중요하다. 다른 작품이라면 맞지 않는 부분을 내가 수선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수선이 안 된다. 내가 무조건 맞춰야 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어려울 것 같은데 참여하는 사람의 의지와 신념이 있으면 가능하다. 더 부딪치려고 했다”라며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김구’는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김창수’는 생소하다. 실존인물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지 않았을까. 조진웅은 “혼란스러운 점은 많이 없었다. 김구 선생님 자료가 상당히 많고 일지가 확실히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감독님이 대사를 쓰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음을 바로 세우는 게 어려웠던 작업이었다. 김구 선생님의 의지를 내가 느낄 수 있을까 싶었다. 의지를 잘 느낀다고 해서 잘 표현될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게다가 난 그런 성정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 사람들이 잘못 오해할까봐 걱정도 됐다. 그래도 닮아가기를 소망하며 작업했다. 그분의 성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가르침이었다. 작업이 끝난 시점에서는 ‘잘 살아야겠구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진웅이 '대장 김창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위미디어 제공
조진웅이 '대장 김창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키위미디어 제공

가르침을 관객에게 건네는 대사들도 영화에 많이 등장한다. 다소 전형적일 수 있지만 울림은 크다. 특히 영화 말미 ‘잊지 마라. 지울 수 없는 역사가 될 것이다’라는 대사 등 직접적으로 독립군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통쾌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조진웅은 “극중 ‘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해서 하는 거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게 기본인 것 같다. 응당 해야 하는 건데 외면하기보다 당당하게 걸어가는 느낌이기도 하다”라며 “내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다보면 피하거나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많다. 그러나 피하지 말자는 거다. 물론 피곤할 것이다. 하지만 가르침 받았으니까”라며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창수가 수형소에서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훗날 위대한 지도자 김구가 된다는 사실은 영화 막바지에 가야 공개된다. 다만 이 사실은 지난해 크랭크인 당시부터 알려졌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말을 알고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조진웅은 “상대에게 알려져도 상관이 없다. 직구이기 때문에 못 치는 타자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직구를 던졌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처음 김구 역으로 조진웅이 캐스팅 됐다고 했을 당시, 풍채가 남달랐던 김구와 비주얼적으로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다. 조진웅은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캐스팅이 됐을 것이다.(웃음) 풍채가 있는 분이라 나 말고 다른 배우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에게 ‘대장 김창수’는 어떤 영화로 기억될까. 좋은 의미의 영화라는 점은 의심할 나위가 없지만 흥행은 관객의 손에 달려 있다. 조진웅은 “영화적인 평가는 아직 남아 있다. 연기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작업 되돌아보면 아쉽다. 어떤 영화든 본인이 출연한 작품이 영화 자체로 보이는 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언제 이 영화를 편하게 볼 시기가 올까”라며 “만족이란 어려운 단어이기도 하다. 어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어떤 장면은 내가 만족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쉽기도 하고, 경기는 이겼지만 내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또 다가올 작업에 대해서는 역시 최선을 다해 ‘들이 받아 보자’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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