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안방극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브라운관에서 정극이 아닌 예능형 드라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대중적인 인기를 끌 정도는 아니지만 탄탄한 마니아 층을 구축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모양새다.
MBC가 지난달 5일 첫 선을 보인 금요 드라마 ‘보그맘’은 예능 드라마를 표방한다. 재미를 중시하는 ‘예능’에 기반을 둔 만큼 소재도 남다르다. 천재 로봇 개발자인 최고봉(양동근)이 탄생시킨 휴머노이드 로봇 아내 겸 엄마인 보그맘(박한별)이 아들이 입학한 럭셔리 유치원인 버킹검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사이보그 엄마인 보그맘 역엔 박한별이 캐스팅됐다. 흔히 책을 읽듯 어색하게 연기하는 배우를 보고 ‘로봇 연기’라 하는데, 이를 ‘보그맘’은 예능적 요소로 이용하며 색다른 웃음을 안기고 있다. 또 버킹검 유치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는 남다른 치맛바람의 엄마들로 아이비, 최여진, 황보라 등이 출연하고 있다. 도도혜, 부티나, 구설수지 등 이름만 봐도 캐릭터가 명확해 직관적인 웃음을 안긴다.
로봇 정도는 돼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이라든지, 유치원에서부터 벌어지는 부모 간의 세력 싸움과 왕따 등 사회적인 문제들 꼬집는 점도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보그맘’은 2.7%(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로 시작한 이후 꾸준히 시청률을 올리다 지난 13일 방송된 5회로 4.6%라는 최고 시청률 기록을 썼다.
KBS도 예능국에서 만든 금토 드라마 ‘고백부부’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13일 4.6%의 시청률로 출발을 알린 이후 다음 달 2회에서 시청률을 1.4%p 끌어올리며 인기를 확인했다.
‘고백부부’는 결혼을 후회하는 부부의 전쟁 같은 리얼 인생 체인지를 그린 드라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출연작마다 높은 시청률을 구가하는 ‘드라마 퀸’ 장나라는 독박 육아에 지쳐 자존감이 살짝 떨어진 서른 여덟의 애엄마 마진주를 연기한다. CG 처리가 필요 없을 정도의 동안 외모로 38세 유부녀와 스무살 대학생을 번갈아 가며 연기하고 있다. 장나라의 이 같은 동안 외모는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까지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존심 빼면 시체인 열혈 사나이였으나 이제는 눈치코치 하나로 가정을 먹여 살리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최반도는 손호준이 맡아 연기하고 있다. 장나라와 첫 작품임에도 찰떡 호흡을 보이며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기고 있다.
‘보그맘’이 방송되는 금요일 오후 10시대는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자리를 잡고 있는 예능 시간대. ‘고백부부’가 전파를 타는 금요일 오후 11시대 역시 SBS에서는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보그맘’과 ‘고백부부’는 예능 시간대라 인식되던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사진=MBC, KBS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스타와 행복](39)나성범 '김경문 감독님과 우승하면 더 행복할 것'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