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43)과 신진식(42).
‘左진식-右세진’이라 불리며 한국 배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사람이 지도자가 돼 처음으로 지략대결을 펼쳤다.
신진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삼성화재와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김 감독의 완승이었다.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를 3-1(19-25 26-24 25-20 25-17)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경기 전 악수로 선전을 다짐한 두 사령탑은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했다.
첫 세트는 삼성화재가 가져갔다. 삼성화재는 1세트 16-16에서 박철우(32)의 블로킹과 김규민(27)의 속공 등을 묶어 21-16까지 달아났다. 주도권을 쥔 삼성화재는 별다른 위기 없이 1세트를 마쳤다.
2세트에서는 듀스 승부가 벌어졌다. OK저축은행은 24-24에서 황동일(31)의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뒤 박원빈(25)의 블로킹으로 세트스코어 1-1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OK저축은행은 3,4세트에서 삼성화재의 추격을 여유 있게 뿌리쳤다. 부상에서 벗어난 송명근(24ㆍ20점)은 후위공격 3개,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4개로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서브에이스ㆍ블로킹ㆍ후위공격 각각 3개 이상)의 주인공이 됐다.
OK저축은행은 2015년부터 ‘괴물 용병’ 로버트랜디 시몬(30)을 앞세워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시몬이 떠나고 주전 선수들이 잇따른 부상에 시달리면서 팀 성적은 최하위(7위)로 추락했다. 절치부심한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첫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3-2로 따돌린 데 이어 삼성화재마저 제압하고 2승 무패(승점 5)를 질주했다.
반면 올 시즌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화재는 홈 개막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승리 없이 2패(승점 1)를 기록했다. 신 감독의 정규리그 데뷔 첫 승은 또 미뤄졌다. 삼성화재 타이스(26ㆍ17점)와 박철우(14점) 쌍포는 31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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