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의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노선영(콜핑팀)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늘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들과 하늘에서 자랑스러운 누나를 보고 있을 동생 생각에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노선영은 20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SK텔레콤배 제52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 선수권 대회 여자 1500m에서 2분02초99를 기록했다. 그는 2위 김보름(2분03초31)에 0.32초 앞선 기록으로 금메달과 함께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1~4차 대회는 평창동계올림픽 예선전을 겸한다. 노선영은 올림픽행의 첫 스타트를 훌륭하게 끊었다.
그는 “너무 좋다. 엔트리가 2장 뿐이라 부담이 컸는데 그래도 잘한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노선영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빙판을 떠날 생각이었다. 꿈의 무대인 올림픽이 국내에서 열리자 생각을 바꿨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큰 영광일 것 같아서 한 번 더 도전하게 됐다”며 “올림픽 시즌이라 다른 때보다 열심히 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잘 했다”고 전했다.
차분히 인터뷰에 응하던 노선영은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쏟아냈다. 노선영은 2016년 4월 먼저 떠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故 노진규의 친 누나다.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로 활약하던 노진규는 골육종으로 투병하다가 아쉽게 세상을 등졌다. 노선영은 “마음 잡기까지 힘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끝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을 멋지게 끝내고 싶었다”고 했다. “부모님이 많이 기뻐할 것 같다”는 이야기에 그는 “네”라고 어렵게 답한 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수분 뒤에야 힘겹게 “부모님이 용기를 주셨다. 평창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답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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