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CEO 세미나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창출”
협력사에 동반성장센터 개방 등
‘공유 인프라’ 능동적 추진 당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은 사회적기업뿐만 아니라 영리 기업의 존재 이유로 바뀌고 있다”며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경제적 가치는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수익 등 경제적 가치 창출에만 매달리는 기업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SK그룹은 18~20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경기 이천시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 연구소에서 ‘함께하는 성장, 뉴 SK로 가는 길’을 주제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우리 그룹은 4차 산업혁명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은 변화 속에 기회를 찾지 못하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성장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유 인프라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 지목된다.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 SK는 그룹 계열사 간 물류, 멤버십, 사업 공간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의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카 셰어링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드는 식의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아울러 SK그룹이 가진 유ㆍ무형의 기업 자산을 협력업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회적기업 등과 나눠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하겠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의 동반성장센터를 협력사에 개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보유한 유ㆍ무형 자산 가치는 1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사회와 그룹 내 계열사와 공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세미나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적 혁신 ▦내ㆍ외부 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업(業)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재고(再考)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태원 회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강조해온 자산효율화, 시나리오별 전략 대안 수립, ‘따로 또 같이’ 경영, 사회적 기업 등의 화두를 관통하는 핵심은 공유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이라며 “이를 통해 지금의 SK가 강한 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CEO들을 독려했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공유인프라의 실행력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SK그룹 성장의 핵심전략이라는 점을 이번 세미나를 통해 확인했다”며 “공유인프라를 활용한 성공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그룹 모든 계열사가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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