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불리는 30대 여성 정치인 재신더 아던(37) 뉴질랜드 노동당 대표가 신임 뉴질랜드 총리로 확정됐다.
노동당은 연정 협상을 통해 9년 만에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달 23일 총선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킹메이커로 연정협상을 주도해 온 뉴질랜드제일당은 19일 “노동당, 녹색당과 함께 차기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7월 31일 노동당 당권을 잡고 총선을 진두지휘해온 아던 대표는 새 총리로 뉴질랜드 국정을 이끌어가게 됐다. 아던 총리는 제니 시플리(1997~99년 재임), 헬렌 클락 (1999~2008년 재임)에 이은 뉴질랜드 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다. 지난 총선에서 집권 국민당은 56석, 노동당은 46석, 뉴질랜드제일당은 9석, 녹색당은 8석을 얻었다. 노동당은 제1당 지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연정협상을 통해 정권을 탈환했다.
아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두 당 모두 뉴질랜드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정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혼인 아던 총리는 2008년 청년층을 대표하는 비례대표로 일찌감치 국회에 입성한 4선 의원 출신으로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과 홍보를 전공했다. 아침 TV쇼 출연, 여성잡지 모델 등 미디어 활용에 능숙하고, 트위터를 통해 사생활을 공개하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주요 총선 공약으로도 모성보호, 아동빈곤 퇴치, 대학생 생활비 지원 대책 등을 내세워 여성과 젊은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독일 DPA 통신은 아던 총리를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46) 캐나다 총리와 함께 ‘자유진영의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지도자’라고 평했다 지난 7월 아던 총리가 노동당 대표로 취임하기 직전 지지율 부진에 시달리던 노동당 예상 의석 수는 30석에 불과했지만, 총선 기간 중 ‘재신더 현상’으로 불릴 정도의 바람몰이로 46석을 얻는 선전을 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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