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1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16개월째 같은 수준에 머물게 됐다. 16개월 연속 금리 동결은 역대 최장 기간이었던 2009년 2월~2010년 6월 사이 금리동결과 동률 기록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후 세 차례 열린 금통위에서 잇따라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는 북한 리스크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악재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 8월 열린 금통위에서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 전날 한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43억 달러 순유출 돼 지난 8월(32억5,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두 달 연속 순유출 됐다. 한은은 “외국인의 차익 실현과 북한 리스크 부각으로 순유출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기준금리가 깜짝 인상되면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에 타격을 줘 자칫 경기 회복세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달 말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효과를 지켜본 뒤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현재와 같은 수준인 한미 간 정책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어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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