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총괄ㆍ기획 2차장 산하 주목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개입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8일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박원순 제압문건’과 문화ㆍ연예계 블랙리스트 관련 정보를 수집해 국익전략실에 전달하고, 윗선에서 하명이 내려오면 관제시위, 정부비판 성향 연예인의 방송 하차 및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씨 비난 공작을 기획하고 실행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ㆍ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시절 자행된 불법사찰과 정치공작을 밝힐 ‘키 맨’으로 급부상한 상태다.
검찰은 신 전 실장에 대해선 국익정보국 보고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동원, 관련 내용을 분석하고 문건으로 작성해 상부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권 승리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데 관여한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유 전 단장은 민간인 댓글부대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병주 전 단장의 전임자로, 민 전 단장과 같은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인터넷에 정치 관련 글을 게재하거나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시위ㆍ시국광고 게재 등을 유도하고, 그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원을 지급한 혐의(국고손실)를 받고 있다.
그 동안 댓글공작부터 화이트리스트까지 국정원 정치개입 수사에서는 심리전단이 속한 국정원 3차장 산하 인물들이 주로 부각됐었다. 검찰은 그러나 3차장 산하는 지원부서 성격이 강해, 관련 공작을 총괄ㆍ기획하고 실행하는데 2차장 산하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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