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했던 세터 김사니(36) SBS 스포츠 해설위원이 여자배구 사상 첫 영구결번으로 은퇴했다.
김사니는 18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뒤 은퇴를 결심한 김사니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여자부 영구결번은 김사니가 최초다. 남자부까지 포함하면 OK저축은행 로버트랜디 시몬(30ㆍ쿠바)의 13번 이후 두 번째다.
김사니는 “난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기회를 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영구결번은 은퇴 후 발리 단체여행 때 이정철 감독님께서 모두 있는 자리에서 말씀하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철(57) 감독은 김사니의 배구 인생을 바꿔놓은 지도자다. 2014~15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으며 둘의 인연은 시작됐다. 김사니는 “정말 ‘단물’이 다 빠질 정도로 감독님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고된 훈련 때문에) 감독님을 미워할 때가 있었고,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배구뿐 아니라 인생을 가르쳐주신 분이다”고 돌아봤다.
김사니는 해설위원으로 배구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는 “코트에 설 때마다 승리욕이 넘쳤다. 해설도 빈틈없이 열심히 해서 다른 분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사니는 “이번 봄까지만 해설에 매진하고 이후에는 재능기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유소년 가르치는 걸 준비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배구계에 몸담고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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