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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아시아 축구, 세계와 격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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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아시아 축구, 세계와 격차는 여전”

입력
2017.10.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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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연합뉴스
박지성. 연합뉴스

현역 시절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명성을 떨치던 박지성(36)이 “아시아 축구는 여전히 세계 수준과 격차가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박지성은 지난 17일 야후재팬에 게재된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최근 세계 최고 수준과 경기를 하지 않았기에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몇 년 사이 거리가 좁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박지성이 머물고 있는 영국 런던에서 재일동포 축구기자 신무광 씨와 박지성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지성이 은퇴 후 일본 언론과 단독인터뷰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화는 주로 일본대표팀과 유럽 무대에 대한 이야기로 꾸려졌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박지성은 현재 일본대표팀 전력에 대해 “최종예선 초반 여러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에도 최종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고 답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일본은 ‘업’ ‘다운’이 없다. 전력이 안정됐고 성적의 기복도 적다. 한국은 기복이 너무 심하지만 일본은 체계적인 운영으로 (새로운) 선수들도 종종 나온다. 확실한 기반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 유지되기에 크게 성적이 떨어질 수가 없다.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오랜 기간 공 들인 점유율을 포기하고 실리 축구를 표방하는 바히드 할리호지치 현 일본 대표팀 감독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지성은 “축구의 트렌드는 문화, 패션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돌고 도는 것”이라면서 “스리백이 전성기라고 생각하면 포백이 유행하고, 이것이 알려지면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이 늘어나는 식으로 트렌드가 변한다”고 설명했다. 또 “트렌드가 미묘하게 진화하면서 현대 축구에서는 그 변화의 흐름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는지가 중요해졌다. 감독을 뽑는 것도 그 중 하나”라며 “그 팀이 가진 본래의 장점을 살리면서 세계의 흐름에 맞춰 더하는 감독이야말로 좋은 능력을 지닌 사령탑”이라고 했다. 할리호지치 감독에 대한 평가 요청에는 “연습이나 경기를 철저히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아시아 팀들을 위한 충고도 남겼다.

박지성은 “세계 강호와 아시아 국가의 격차가 하루아침에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싸우기 전부터 포기 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실전까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해외파가 많아 유럽 국가를 상대해도 압박은 적겠지만 축구는 개인이 아닌 조직이 싸우는 것”이라면서 “개인의 경험치가 아니라 팀 전체로 자신감을 갖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이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러시아에서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육아에 푹 빠져있다는 박지성은 현역 복귀에 대해서는 손을 저었다.

그는 “은퇴하고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무릎이 나빠 현역 복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1경기 정도는 모르겠지만, 1년 내내 뛸 수는 없다”며 “(자선경기를 통해) 많은 관중이 모인 경기장에서 뛰며 ‘아, 내가 축구 선수였구나’라고 확인하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웃었다.

박지성은 큰 무대에 도전하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다들 열심히 하고 있기에 조언을 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운을 뗀 뒤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언어를 마스터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을 해야만 동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생각을 전할 수 있다. 겸손이 아시아인의 미덕이지만, (유럽에서는) 자기주장을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통역을 통하면 미묘한 뉘앙스를 전하기 어렵고 동료, 감독과의 거리도 좁혀지지 않는다. 문법과 단어가 틀려도 마음은 전해진다. 앞으로 유럽에 올 선수에게는 언어를 마스터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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