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전주대 교수 공개 시연
정확한 재난정보 제공 피해 줄여
골든타임 확보해 초기 진압 유리
지난달 소방관 두 명이 숨진 강원도 강릉시 석란정 화재 사고처럼 단편적인 현장 상황이나 육안에 의존하는 재난정보 파악을 개선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소방진압 시스템이 개발됐다.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김동현 교수팀이 소방청과 손잡고 국책과제로 2년 동안 연구한 ‘소방드론 관제 시스템’을 18일 전주대 운동장에서 소방청과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 시연을 벌였다. 이 시스템은 소방드론 4대(대장 드론 1대, 분대원 드론 3대)와 현장지휘 차량으로 구성됐다. 최대 30분까지 비행 할 수 있는 드론은 화재ㆍ지진 현장 주변을 360도 전방위로 영상카메라로 찍어 지휘차량에 실시간 전송했다.
영상송출 외에도 1호 대장 드론은 열화상카메라를 달아 건물 속 불씨를 감지해 내고, 2호기는 대피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피커를 장착했으며, 3호기는 응급키트ㆍ구조장비, 4호기는 유해가스를 감지하는 센서를 달고 비행했다.
김 교수는 “석란정 화재 당시 진압을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은 연기를 보고 정자 안으로 들어가 잔불을 정리하던 중 건물이 붕괴되면서 함께 매몰됐다”며 “이 같은 참변은 잔불의 위치나 건물 기울기, 붕괴조짐 등 상황을 미리 살피고 파악했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지만 이런 정보는 현장만 보고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에서 드론 4대가 함께 움직이는 군집비행을 펼쳤다. 3대의 분대원 드론이 체공 모니터링을 하면서 대장 드론은 추가 수색비행을 펼치는 각개비행 장면을 연출했다. 소방드론은 전주대 진리관 5층 모의 화재 현장의 옥상 대피자가 몇 명인지, 부상이 어느 정도 인지 등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보냈다. 현장지휘 차량은 입체적인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분석해 119구조대원 몇 명을, 어느 쪽으로 파견할지 등을 적절하게 판단했다.
그는 “소방드론은 신속성에서 차량보다 최대 5배가 빨라 곧바로 화재현장에 출동해 실시간으로 입체적인 정보를 파악해 재빨리 대처 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화재발생 7~8분 이내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불씨가 커지기 전 진압작전이 가능해 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용된 드론은 모두 국내산으로 김 교수팀이 직접 만들었다. 탄소섬유로 제작해 비행체가 가볍고 30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크기는 가로세로 60㎝쯤 된다. 현장 지휘차량에서는 각 지역 119에 보급된 차량을 개조했다. 무선기만 갖춘 기존 차량과 달리 지상관제시스템(GCS), 컴퓨터 드론송수신장치, 드론운항시스템 등을 갖췄다.
김 교수는 “화재나 지진 발생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드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현행법상 드론을 띄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소방관들의 인명피해 예방과 효율적 진압을 위해 소방드론 도입 관련 법규 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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