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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지역경제 직격탄… “항공·관광산업 특히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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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지역경제 직격탄… “항공·관광산업 특히 어려워”

입력
2017.10.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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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사라진 지방공항 개점휴업 위기

청주공항 이용객 전년대비 70% 줄어

한은 “강원 관광산업 피해 500억 원”

이시종(왼쪽) 충북지사가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 3월 17일 청주공항을 찾아 공항공사 관계자로부터 사드 사태 이후 공항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텅 빈 국제선 대합실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썰렁하다. 충북도 제공
이시종(왼쪽) 충북지사가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 3월 17일 청주공항을 찾아 공항공사 관계자로부터 사드 사태 이후 공항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텅 빈 국제선 대합실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썰렁하다. 충북도 제공

충북과 강원지역 경제가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시장 다변화를 주문하고 있으나, 단 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워 당분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처지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항공ㆍ관광산업이다. 특히 유커(游客ㆍ중국인 관광객)가 주 고객이었던 지방공항의 상황이 심각하다.

18일 충북도와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청주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15만 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만 9,817명)에 비해 70%나 감소했다. 이달 초 추석 황금연휴 동안에도 이용객수가 8만여 명에 달했지만 이중 국제선 이용객은 1만 명에 불과했다.

한 때 8개였던 청주공항 중국 노선은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3월 이후 베이징(北京), 항저우(杭州), 옌지(延吉) 등 3개 노선으로 줄었다. 휴가철 등을 겨냥한 부정기노선도 얼어 붙어 올해 1월 198편에 달했던 중국노선 운항편수가 9월에는 50편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이처럼 국제선 이용객이 크게 줄면서 면세점을 비롯한 공항 내 점포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공항공사 감사실의 ‘임대관리적정성 특정감사’에서 청주공항 내 상업 시설 5곳의 7월말 기준 임대료 체납액이 25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사드로 인한 위기를 벗어나기 러시아, 동남아 등지로 노선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줄어든 중국노선을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성장하던 청주공항이 침체를 딛고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사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양양공항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3월 이후 중국 노선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이스타항공이 중국 선양(瀋陽)과 광저우(廣州)를 잇는 정기운수권을 국토교통부에 반납하는 등 항공사들이 잇따라 취항을 포기한 결과다. 2012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치로 부활의 날개 짓을 펴는 듯 했던 양양공항은 5년 만에 다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유커가 사라지자 관광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대표 한류관광지인 춘천 남이섬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만 4,0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89.5% 급감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 기간 중 중국 관광객의 지출 감소액이 전년 대비 400억 원 안팎, 숙박ㆍ음식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의 생산 감소까지 감안할 경우 피해액이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강원본부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고, 일부 품목의 수출도 감소해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관광, 수출 대상국의 다변화를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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