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까지 철거키로 협약
지역 최대 숙원사업 진통 끝 해결
공장에 막혔던 숲 개발도 착수
서울 성동구 지역의 최대 숙원 사업이었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기한이 2022년 6월로 확정됐다. 공장이 이전한 빈 자리엔 서울숲과 연결되는 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18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협약식’을 체결하고 협약서에 2022년 6월 30일까지 공장 철거를 완료하기로 명시했다. 또 내년 1월 31일 안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아 추가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시는 7월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를 잠정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보니 발표 이후에도 각종 난항을 겪었다.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 비용을 두고 땅 주인인 현대제철과 땅을 빌려 공장을 운영해 온 삼표산업이 이견을 보여 예정돼 있던 협약식이 연기되기도 했다. 삼표산업은 협약식 당일 불참 의사를 통보했었다.
공장 철거까지 5년의 유예 기간을 둔 것도 삼표산업이 공장을 옮길 새 부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 근로자와 레미콘 차량 운전자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삼표산업은 그 동안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새 부지를 검토했지만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다. 대형 차량이 빈번하게 오가는 레미콘 공장은 대표적인 주민 기피 시설로 꼽힌다.
시는 공장 이전 기한이 확정됨에 따라 서울숲을 완성하는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숲은 2004년 당시 61만㎡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가 끝내 포함되지 못해 원안의 3분의 2(48만㎡)로 줄어들었다. 서울시는 공장 부지(2만7,828㎡)와 서울숲 주변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용지를 모두 포함해 서울숲 일대 개발 구상을 내년 2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땅 주인인 현대제철로부터 부지를 사거나 상응하는 시유지를 넘겨줘야 한다. 현대제철은 매입과 교환 중 어떤 방식이 유리할지 내부 검토에 착수해 추가 협약 전까지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삼표레미콘공장 이전은 20년 전부터 논의만 하다 번번이 무산된 사안이다. 1998년에는 서울시 신청사 부지 후보로 검토됐고, 2004년엔 서울숲에 포함해 공원으로 조성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2010년에는 현대자동차가 사들여 110층 규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 했지만 한강변 경관을 해치고 주변 교통 혼잡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백지화됐다.
박원순 시장은 2015년 10월 성동구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공장 이전을 약속한 뒤 2년 만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박 시장은 “15만명이 넘는 주민이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지역 최대 숙원이었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40여년만에 이전을 확정지었다”며 “레미콘 공장을 포함한 서울숲 일대를 세운상가, 마포문화기지와 같은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세계적 명소로 조성,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